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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어린이날 선물 쐈다! 빌라 2-1 완승…“챔스 빌라엔 악몽”

서정민 기자
2026-05-04 06:11:07
토트넘, 챔스 노리던 빌라 원정 2-1 완파…강등권 탈출 ‘데 제르비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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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강등권 탈출을 위한 절박한 싸움에서 토트넘 홋스퍼가 챔피언스리그(챔스) 진출을 노리는 아스톤 빌라를 원정에서 2-1로 완파하며 17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이 빠진 공격진에도 불구하고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전술이 완벽하게 통했다는 평가다.

3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아스톤 빌라 대 토트넘 홋스퍼 경기에서 토트넘이 2-1 완승을 거뒀다. 전날 웨스트햄이 브렌트퍼드에 3-0으로 대패한 덕에 토트넘은 웨스트햄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강등권(18위) 밖으로 빠져나왔다. 잔류 경쟁에서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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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압박으로 빌라를 흔들었다. 전반 1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볼을 이어받은 코너 갈라거가 약 25미터 거리에서 강렬한 슈팅을 때려 좌측 하단 구석을 정확히 꿰뚫었다. 지난 1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임대 이적한 후 토트넘 이적 첫 골이었다. 주앙 팔리냐가 추가골 직전 포스트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전반 25분 히샬리송이 마티스 텔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2-0으로 달아났다. 빌라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위치를 벗어난 사이 빈 골문을 정확하게 찌른 장면이었다.

이날 빌라가 이토록 무기력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에마뉴엘 에머리 감독이 오는 7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로파리그 4강 2차전 노팅엄 포레스트전을 앞두고 무려 7명을 교체하는 대폭 로테이션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챔스 직행 티켓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빌라는 현재 5위로, 6위 본머스에 승점 6점 앞선 상황이라 챔스 진출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경기에서의 안일한 선발 구성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전반전을 마치고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빌라는 후반에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반 45분간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으며, 이는 에머리 감독 부임 4년 만에 단 두 번째 있는 일이었다.

후반 60분이 넘어서야 올리 왓킨스를 투입하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에밀리아노 부엔디아가 후반 추가시간 6분에야 캐시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1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빌라는 이날 경기에서 유효슈팅을 단 하나밖에 기록하지 못했으며, 빌라 구단 역사상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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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입장에서는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 팔리냐와 벤탕쿠르가 중원을 완전히 지배했고, 지칠 줄 모르는 히샬리송의 압박은 빌라 수비를 내내 괴롭혔다. 믹키 판 더 펜과 케빈 단소로 이뤄진 수비 라인도 흔들림 없이 버텼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2연승을 달성한 것은 올 시즌 개막 두 경기 이후 처음이다. 또한 전반 25분 이내에 2골을 넣은 것도 지난해 12월 사우샘프턴전(전반 25분 4-0) 이후 처음이다.
데 제르비 감독은 취임 후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라고 주문했고, 그 메시지가 완벽히 통했다는 평가다. 전임 감독 토마스 프랑크 체제에서 드러났던 전술적 단조로움은 사라지고, 과거 데 제르비의 브라이턴을 연상시키는 적극적인 압박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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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토트넘 공식 SNS 계정 ‘spursofficial’은 히샬리송의 세리머니 사진과 함께 “내일 어린이날인 거 어떻게 알고.. 승점 선물 챙겨준 데버지와 우리 팀”이라는 글을 올려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데 제르비 감독을 ‘아빠’로 칭하며 “아빠 어린이날 선물 감사해요”, “아빠 사랑해요” 등 애정 넘치는 댓글을 쏟아냈고, 외국 팬들도 “What a performance!!!“를 외치며 열띤 반응을 보였다. 어린이날 전날 밤 선사한 극적인 승점 3점이 팬들에게는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것으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토트넘은 현재 잔여 3경기(홈 리즈, 원정 첼시, 홈 에버턴)를 남겨두고 있다. 웨스트햄은 홈에서 아스널, 원정 뉴캐슬, 홈 리즈를 치러야 하고, 노팅엄 포레스트는 원정 첼시, 원정 빌라(유로파리그 2차전), 홈 뉴캐슬이 남아 있다. 세 팀 모두 쉬운 상대가 없지만, 토트넘의 일정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빌라 역시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남은 리그 일정에서 챔스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분위기를 추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기는 챔스 진출 경쟁에 몰두하다 최악의 패배를 당한 빌라와, 강등의 늪에서 극적으로 부활한 토트넘이 엇갈리며 프리미어리그 하위권과 상위권의 희비를 동시에 극적으로 보여준 한 판이었다. 데 제르비호 토트넘이 갈라거·히샬리송·텔 등 핵심 자원의 활약을 앞세워 강등 위기를 정면 돌파하면서, 어린이날 승점 선물의 여운 속에 잔여 3경기의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