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PD수첩’이 데이터 연구팀 ‘언더스코어’와 함께 1,041만여 건의 채용 공고를 심층 전수 분석해, AI 보급 이후 한국 채용 시장에서 신입 자리가 급감하고 경력 문턱이 급격히 높아진 구조적 실태를 파헤친다.
챗GPT가 등장한 2022년 11월을 기점으로 신입 채용 공고는 감소세를 보였다. 개발자 공고 중 신입 비중은 2년 만에 10.3%포인트 하락했다. 절대 건수도 2022년 월평균을 100으로 놓았을 때 2025년 1월 기준 46.5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현상은 IT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영업, 디지털 디자인, 물리 디자인 등 사무 직군 전반에서 신입 비중이 줄어들었다.
신입 자리가 줄어든 반면, 기업이 요구하는 경력 문턱은 높아졌다. 개발자 공고 평균 경력은 2022년 3.71년에서 2025년 1월 5.18년까지 증가했다. 신입을 육성하는 대신, AI와 협업해 성과를 낼 경력자만 찾고 있는 흐름이다.

연구진은 공고의 1,920개 직무 키워드를 ‘AI 노출도’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생산직, 간호조무사 등 AI 노출도가 낮은 직무는 평균 요구 경력이 0.07년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앱 개발자, 경리 등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는 0.72년 증가했다.
기초 업무를 AI가 대신할 수 있는 분야일수록, 요구하는 경력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같은 기업이 같은 달에 낸 공고’들만 묶어 비교했을 때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일수록 평균 5개월 치 이상의 경력을 더 요구하는 격차가 확인됐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강현욱 PD는 “충격을 가장 먼저 겪고 있는 사람들은 취업 준비 청년들”이라며 “신입 문은 줄어든 반면, 경력은 더 요구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AI를 활용해 초급 업무를 처리하며 ‘경력 사다리’를 거둬들인 시대, 청년들이 올라설 사다리는 어디에 남아 있을까.
MBC ‘PD수첩’ ‘신입사원 실종사건’ 편의 방송시간은 20일 화요일 밤 10시 20분이다.
이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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