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윤도현의 영원한 단짝, ‘음악’

임재호 기자
2023-03-21 15:29:14
셔츠는 림피니티, 재킷은 지민리, 브로치와 왼손 반지는 바이델라쥬얼리, 오른손 반지는 부클리어, 이어링은 오르또, 팬츠는 와이케이 제품.

오랜 시간 수많은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아온 YB(윤도현 밴드)의 리더와 보컬을 맡고 있는 윤도현. 

‘사랑 Two’, ‘사랑했나 봐’, ‘길’, ‘빗소리’ 등 다양한 명곡을 보유함은 물론 다양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그. 

그의 지난 활동들을 톺아보며, 어떤 마음 가짐으로 음악에 임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임할지 알고 느낄 수 있었다. 지금부터 그의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만나보자.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은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이라 조금 긴장도 되고 기대도 많이 하고 왔다” 

Q. 근황은 

“5개월 동안 전국 투어를 했다. 지금 잠시 쉬고 있다” 

Q. 최근 앨범 ‘약속’을 발매했다. 앨범과 타이틀곡 ‘안아줄게’는 어떤 곡인지 소개해본다면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 ‘4시엔 윤도현입니다’에 ‘같이 합시다’라는 코너가 있다. 환경 운동을 함께하는 이야기다. 일회용품 줄이기 같은 미션을 일주일에 하나씩 미션을 정한다. 채식도 있다. 언젠가 ‘같이 합시다’ 오픈 레코딩을 하게 됐다. 보통 곡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항상 썼는데, 이제 청취자나 팬들이 어떤 노래를 했으면 좋겠는지 의견을 받았다. 가사, 곡 스타일 모두 받아 제작한 곡이다. 하다 보니 팬송이 됐다”

“원래 우리가 팬송이 없었다. 따뜻한 곡이 나왔다. 뮤직비디오는 본편이 있고, 청취자들이 따뜻한 순간을 찍어서 보내준 팬 버전이 있다. 나중에 추억이 될만한 곡이 나온 것 같다. 라디오는 DJ의 퍼스널리티가 많이 들어가는 방송이지 않나. 내 색깔대로 하다 보니 애정도 정말 생기고 곡도 만들어져 너무 좋다. 라디오를 해서 이런 곡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Q. 공연이 많은데 체력 관리 방법은 

“운동을 꾸준히 하고, 술과 담배는 끊은 지 3년 됐다. 술은 정말 가끔 한 번씩 한다” 

Q. 그동안 발매했던 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와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느껴지는 노래가 있다면 

“애착이 가는 노래는 계속 바뀌긴 한다. 그때그때 바뀌는데 올해는 아마 ‘Stay Alive’라는 노래에 많이 애착이 갈 것 같다. 우리가 리마스터링 앨범을 준비 중이다. 거기 꼭 넣을 거다. ‘Stay Alive’라는 곡은 이미 버전이 3개나 있다. 오리지널, YB와 일렉트로닉 하는 친구들인 RRM이 함께한 버전이 있고, 런던 심포니와 함께 만든 버전이 있다. 그만큼 애정이 있다. 올해 또 다른 버전이 나올 것 같다. 그걸 필두로 그동안 우리가 했던 곡들 중 레코딩된 것과 라이브랑 많이 달라지는 곡들을 만들 예정이다”

“‘난 멋있어’라는 곡도 있는데 이건 리쌍과 함께한 버전 밖에 없어서 이 곡도 넣을 거고 신곡도 넣을 거다. 그래도 Stay Alive를 가장 신경 많이 쓸 것 같다. 아픈 손가락도 Stay Alive다. 우리 색이 많이 묻어난 곡인데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에 조금 어려울 수 있고 스타일이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스타일은 아닌 거 같다. 팬들은 정말 좋아한다”

주얼리는 오르또 제품.

Q. 라디오 ‘4시엔 윤도현입니다’의 DJ로도 활동 중이다. DJ로 활동하며 재밌는 점은 

“예전에 두시에 데이트할 때는 그야말로 청취자들을 폭넓게 바라보고 진행했기에 되게 버라이어티 했다. 지금은 활동을 오래 하기도 했고 음악에 집중하는 라디오를 만들어보고 싶어 나도 되게 편하고, 나의 일상의 한 부분이 된 거 같아 좋다. 이제 나도 결혼하고 아이도 있고 하니 공감 능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이제 50대가 넘어가니 어떤 사연을 접해도 가족의 일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느낌이 들어 더 끈끈해진 것 같다. 음악적으로도 여러 가지 음악들을 소개하는데 오히려 두시의 데이트 때보다 조금 더 실험적인 음악이 많이 나온다. ‘일탈’이라는 코너가 있다. ‘1일 1메탈’이라는 코너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기쁘다” 

Q. 오후 시간 DJ다. 4시에 시작인데 마음에 드나 

“난 밤이 편하지만, 밤엔 듣는 분이 청취자가 한정적이라, 지금이 좋다. 원래 좋아하는 시간대가 아니었는데 라디오를 하면서 좋아졌다. 내가 모니터를 해보니 ‘이 시간이 정말 좋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Q. 윤도현이 생각하는 ‘락 스피릿’은 무엇인가 

“락이라는 말 자체가 되게 포괄적이다. 기본적으로 락을 좋아하는 이유는 야생의 느낌이 좋아서다. 케이팝이랑 비교한다면 케이팝은 정말 훈련이 많이 되고 트레이닝된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든 웰메이드 음악이지 않나. 락은 지극히 자생적이고 아티스트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담기고 더 와일드해지고 거친 느낌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락 스피릿’은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의 것이다” 

Q. 북한 공연을 가기도. 소감이 있나 

“두 번 갔다. 처음엔 2002년에 갔고, 2018년에 갔다. 처음엔 두렵고 겁도 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냥 공연이었는데 가볼 수 없는 곳에 가서 공연하는 느낌이 강해서 과연 공연이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까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문화라는 게 이념을 초월하는 거니까 뮤지션으로서 어떻게 공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가져갔다. 다녀와서는 지금처럼 이런 음악이나 문화 교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 그 순간만큼은 적어도 우리가 전쟁이나, 서로의 다른 이념과 정치적인 것들을 다 벗어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문화 교류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Q. 락이 아닌 욕심나는 다른 장르가 있다면 

“포크 음악을 좋아한다. 어쿠스틱도 좋다. 그래서 유닛으로 우리 팀의 기타리스트랑 활동을 한다. 내가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음악을 좋아한다. ‘더 스마일’이라는 밴드가 있다.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가 나와서 만든 밴드인데 그런 느낌의 실험적인 음악에 관심이 많아 그런 것도 해보고 싶다. 아직도 음악적으론 욕심이 많다. 트로트도 좋아한다(웃음). 우리 곡 중에 ‘사랑은 교통사고’라고 ‘트락트’ 장르가 있다(웃음). 트로트가 접목된 곡도 많이 쓰고 있다. 발라드도 좋고 다 좋다” 

Q. 다양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음악 경연 프로에서 얻을 수 있었던 점과 힘든 점이 있다면 

“경연 프로그램에서 가장 크게 얻은 건 YB와 락의 대중화다.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자체가 인기가 많아서 지방 공연이나 행사를 가도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락앤롤’을 외쳤다(웃음). 밴드라는 인식을 많이 심을 수 있었다. 댓글에 ‘운도현은 밴드빨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분은 나를 비난하기 위해 악플을 단 건데 그 말이 너무 좋았다. 악플인데 기분 좋더라”

“그 정도로 밴드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던 것 같다. 힘든 점은 밴드는 고유의 음악을 선보이는 편인데, 커버곡을 하다 보니 커버곡이 그 밴드의 주요 넘버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겨서, 그걸 뛰어넘는 자기들의 오리지널 곡을 만드는 게 큰 문제였다. 다행히 사랑받는 곡이 많아져 괜찮지만, 수많은 밴드들이 그런 프로그램에 나와서 경연을 하고 그걸 뛰어넘는 곡을 만드는 게 숙제가 되었다”

Q. 최근 뉴진스의 ‘Ditto’를 커버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이 곡을 커버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나 

“라디오 100일 때 내가 다른 스케줄 때문에 없었다. 200일 때 미안한 마음에 청취자분들에게 재밌는 걸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Ditto’가 발매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그걸 커버해 봤다. 방송에서 라이브로 했는데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 

Q.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남성 리스너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소감은 

“원래 여자팬이 많았다. 근데 점점 바뀌더라. 내가 ‘윤도현’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소소하게 하고 있다. 근데 구독자 비율이 90%가 남자다. 정말 그때 실감했다. ‘남자들이 정말 내 노랠 좋아하는구나’ 하고. 이제 공연을 해도 맨 앞줄이 다 남자다. 최근에 ‘디 캠프’라고 캠핑 채널을 하나 만들었는데 촬영하는 친구들이랑 ‘우리 타깃은 무조건 남자다’라고 말했다(웃음). 남자들의 로망을 실현해 주는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정말 든든하다. 정말 내 음악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느낌이고, 음악을 하는데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생긴 기분이다”

Q. 함께 노래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좋은 프로듀서와 일해보고 싶다. 가수보다 좋은 프로듀서와 협업해보고 싶다. 그동안엔 항상 우리끼리만 음악을 만들었다. 지금은 세상이 변했고 젊고 좋은 프로듀서가 많이 생겼다. 뉴진스 프로듀싱한 ‘250’과도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리고 ‘푸 파이터스’라는 밴드의 ‘덕후’다. 그래서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

이어커프는 바이델라쥬얼리, 오르또, 네크리스는 바이델라쥬얼리, 코트는 모멘텀, 벨트는 부클리어, 팬츠는 인스턴트펑크, 링은 부클리어, 인형은 MCM 제품.

Q. 정말 존경하는 가수

“의미에 따라 좀 다른 것 같다. ‘롤링스톤즈’는 롤모델 같은 거다. 드러머가 돌아가셨지만, 그 연세에 그런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음악에 올인했다고 생각한다. 푸 파이터스도 좋다. YB와 너무 닮아있는 것 같다. 라디오헤드도 정말 좋다”

Q. 이미 누군가의 롤모델로 수없이 언급됐다. 그런 윤도현의 롤모델이 있다면 누군가 

“나의 멘토 같은 분들이 또 있다. 박노해 시인, 김민기 선생님,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사람은 The Doors라는 밴드의 짐 모리슨이다. 예술가적인 면이 너무 좋아서 지금도 너무 좋아한다. 이제는 롤모델이라고 하는 분들이 시시각각 변하기도 한다. 후배들도 배울 점이 너무 많다. 후배들한테도 많이 영감을 받기도 한다” 

Q.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위로의 말, 응원의 말이 모두 있다. 사실 밴드가 쉽지 않은 길이었는데 밴드를 잘 지켜왔기에 정말 수고했고, 지금도 수고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빨리 정신 차려서 고맙다는 말도 해주고 싶다(웃음). 멋모르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잘해서 내가 잘된 줄 알고 살았던 때가 잠시 있었는데 그때 정신을 빨리 차렸다. 밴드를 했기 때문에 멤버들과의 대화에서 느끼게 됐다. 절대 혼자 만들어지는 게 아니지 않나. 음악을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팬분들이 없이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 음악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Q. 가수 윤도현이 아닌 남편 윤도현, 아빠 윤도현으론 어떤 사람인 것 같나 

“남편과 아빠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그런 사람이다. 딸과의 소통은 다른 사람들이 신기해할 정도로 친구처럼 하고 있다. 딸도 되게 좋아한다. 애정이 정말 각별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Q. ‘생일 카페’까지 열리는 등 아이돌 못지않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처음에 ‘생일 카페’가 뭔지도 몰랐다. 나를 위해서 준비했다기에 가서 인증샷도 찍고 했다. 정성이 정말 가득했고 음악도 내 음악만 나오더라.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내가 이런 영광을 누리는구나 싶더라. YB가 정체되어 있지 않은 밴드여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정말 열정이 멤버 그 누구도 식지 않았다. 정말 행운이다. 물론 싸울 때도 있긴 하다(웃음).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40대 때보다 50대가 되니 10대, 20대 팬들이 확 늘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계속 진화하려고 노력하니 그런 모습에 어린 친구들도 감명을 받은 것 같다”

Q. 사랑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 YB 음악을 같이 공유했으면 한다. 팬들이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한 밴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음악만큼은 어딜 가서도 ‘덕질’하는데 꿀림 없이 해주고 싶다. 음악적으로 계속 노력하겠다” 

Q. 대중들에게 가수 ‘윤도현’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하는 얘기가 나이가 70, 80이 돼도 무대를 끝까지 서고 싶다. 그런 밴드로 YB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해서 머리가 백발이 돼도 무대에서 락앤롤 하는 밴드였다고 기억되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있는 음악을 했던 밴드였으면 한다. 초창기 때부터 나의 음악을 들어보면 ‘시대를 담아내는 밴드’라는 수식어가 많았다. 들어보면 그 시대에 솔직함이 담겨 있는 음악들을 발표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음악을 할 거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는 밴드였으면 한다”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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