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미스트롯2’ 眞 양지은 “트로트의 교과서가 되고 싶다” [인터뷰]

이주희 기자
2025-09-04 09: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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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트로트가수 양지은은 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시험을 통과한 국악인 출신이다. 신장 하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악 무대에서 다져온 폭발적인 성량과 한(恨)이 묻어나는 음색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2021년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와일드카드로 결승에 올라 최종 진(眞)에 등극하며 ‘신데렐라’로 불린 양지은은 이후 뮤지컬 ‘서편제’, 단독 콘서트, 방송 활동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올해는 뮤직쇼 ‘트롯열차Q. 피카디리역’으로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한 단계 더 도약했다.

데뷔 5년 차에 접어든 양지은은 지금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무대에 서고 있다. 국악의 내공과 트로트의 진심을 무기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는 양지은과 이야기를 나눴다.

Q. 화보 촬영 소감은? 

“새로운 콘셉트의 화보를 찍어서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찍을수록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 같아서 정말 재밌었다” 

Q. 요즘 근황은?  

“올해 첫 정규앨범을 냈고, 정규에 실린 곡들로 활동하고 있다. 행사도 많이 하면서 직접 다양한 여러 지역들을 찾아가서 소통하는 느낌으로 행사하고 있다. 단독콘서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고, 다가올 가을 행사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Q.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과 ‘가보자GO’에도 출연했다. 

“친숙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저의 사적인 공간에 ‘랜선 집들이’처럼 초대한 것이다. 사실 나는 평범하고 소박하게 가족들과 지내고 있다. 그동안 무대에 있는 모습만 보였는데, 일상도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서 ‘인간 양지은은 2025년에 이렇게 지내고 있어요’를 보여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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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스트롯2’가 벌써 5년 전이다. 그때를 되돌아보면?

“아직도 꿈같다. 5년이란 세월 동안 인생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그냥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였는데 이제는 무대를 원 없이 하고 있다. 매일이 감사하다. 특히 현장에 항상 와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팬들은 가족도 못할 사랑을 주신다. 그 열정이 너무 대단하다” 

Q. 방송을 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실물이 훨씬 예쁘다’, ‘날씬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웃음) 그 말을 들으면 ‘실물이라도 좋아 보이는 게 어디야’ 싶다. 나는 행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실물을 보여드릴 일이 많은데 다행인 것 같다.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라이브를 잘 한다’는 것이다. 특히 관계자분들이 많이 말씀을 해주시는데 정말 뿌듯하다” 

Q. 자신은 어떤 가수인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국악도 발라드도 7080 감성도 자신 있다. 작곡가님들이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다양한 음악을 해보고 싶다. 그러려면 내공이 엄청 단단해야 한다. 내공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Q. 양지은의 목소리 특징은? 

“흥과 한이 다 담겨있는 것 같다. 너무 슬픈데 너무 밝다. 그래서 두 가지 장르를 자신 있게 소화할 수 있는 게 나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량이 정말 크다. 사람들의 답답한 마음을 정말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목소리인 것 같다. 다들 너무 시원해서 ‘암반수’ 같다고 말씀하신다” 

Q. 18년간 국악을 배웠다. 트로트 시작은 어떤 기회로 하게 됐을까? 

“국악을 전공 했는데 결혼하고 육아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TV를 켰는데 국악 전공 선배님들이 트로트 오디션에 출연하신 것을 보고 ‘나도 연습 해볼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혼자 연습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평소에도 트로트를 좋아해서 노래방에 가서도 늘 트로트 한두 곡씩 부르는 편이었다”  

Q. 연습은 어느 정도로 많이 할까? 

“남편이 나처럼 이렇게 연습하는 가수는 없을 거라고 한다.(웃음) 같이 사는 사람도 연습벌레라고 할 정도로 연습을 정말 많이 한다. 그 이유는 노래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을 가리지 않고 궁금한 음악이 생기면 바로 곡을 분석하고 불러본다. 이 연습을 매일 한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Q. 노래를 잘 하는 방법이 있다면?

“연습밖에 없지만, 요령도 중요하다. 선배님들의 노래를 유형별로 반복해서 듣고, 좋은 점들을 합쳐서 내 것으로 만든다. 자기화 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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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활동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팬 분들이 좋은 먹거리를 많이 선물해 주신다. 그래서 자꾸 살이 찐다.(웃음) 팬들의 사랑이 크기 때문에 건강하게 먹고 활동하려고 한다”  

Q. 본인이 봤을 때 양지은은 어떤 사람일까? 

“전형적인 ESFP(MBTI)다. 평소에 청소를 열심히 하는 편이라 스스로 J라고 생각했는데(웃음) 검사를 해보니까 P가 나왔다” 

Q.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중이다. 

“이사를 7번 다니면서 짐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사하면 물건을 버리고 새로 사는데, 우리는 새로 사지 않아서 줄어들기만 했다. 거실에 TV가 없는 이유는 육아철학이라기보다 TV 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거실에서 책을 많이 읽는다. 그런데 애들이 요즘에 TV를 사달라고 한다.(웃음) 우리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산 거라 아이들이 주장하면 살 생각이 있다” 

Q. 평소 건강 뷰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어디서든 잠을 잘 잔다. 무던해서 잘 자는 편이다. 잘 자면 컨디션도 좋아진다. 그리고 절대 과식하지 않는다. 영양제도 챙겨먹는 편이다” 

Q. 아버지에게 신장이식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효녀가수’라고 불렸다. 

“효녀가수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현숙 선배님도 효녀가수라고 불리신다. 선배님께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도 열심히 살고 싶다. 효도를 한다는 건 부모님께만 하는 게 아니라 노래로 이 시대의 부모님들께 효도를 하고 싶은 것이다” 

Q. 사람들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최근에 ‘트로트의 교과서’라는 말을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연습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했다. 모든 음악에 정답은 없지만 오랫동안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트로트를 더 사랑하고 진심으로 불러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Q. 예전과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 있을까? 

“예전에는 신인이니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이제는 열심히만 아니라 진짜 잘 해야 한다. 후배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선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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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꿈을 이미 이뤘다. 앞으로의 목표는? 

“가수 꿈은 이뤘으니까 인간 양지은의 삶을 더 잘 살고 싶다. 마음과 몸이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실 우리 아빠는 건강하지 못했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 그래서 나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 내가 좋은 에너지로 활동해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에너지가 전달이 된다. 이미 이룬 꿈을 잃는 건 너무 슬프기 때문에 건강을 지키면서 롱런하고 싶다. 현재 너무 행복해서 매일이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너무 행복했다. 나를 찾아주는 사람도 있고, 나를 기다리는 가정도 있고, 무대도 있다. 지금의 삶을 사는 것이 평생 나의 꿈이다” 

Q.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OST를 많이 하고 싶다. 발라드나 7080 댄스 같이 신나는 것도 해보고 싶다. 도전을 안 해봤는데 새로운 것은 다 하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데뷔를 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5년 동안 내가 무대를 할 수 있도록 유지시켜준 것은 다 팬들 덕분이다. 5년이 지나니까 이제는 동반자 같은 느낌이다. 가족 같은 모습으로 오래오래 즐겁게 함께 했으면 좋겠다. 요즘엔 팬 분들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셔서 마음이 아프다. 다들 진짜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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