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주년 기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스크린에서 재탄생된다.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지난해 8월 23일 다섯 번째 시즌에서 완벽한 케미를 자랑한 규현과 박은태의 마티네 공연이 담겼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 위즈온센 박재석 감독이 연출했다.
‘프랑켄슈타인’은 19세기 유럽 불멸의 인간을 만들고자 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실험으로 태어난 ‘괴물’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다. 규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자크를 오가며, 박은태는 앙리 뒤프레와 괴물을 연기한다. 여기에 장은아가 엘렌과 에바로 분하며, 이지혜가 줄리아와 까뜨린느의 두 얼굴을 소화한다.
위즈온센은 무대 환경을 이질감 없이 옮겨오기 위해 4K 영상의 13대 멀티캠을 동원, 돌비 애트모스 입체 사운드를 선택해 현장감을 높였다. 박재석 감독은 공간적 간극에 앞서 “배우들의 대사와 노래의 명료성이 중요했다. 관객이 앉은 위치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소리를 1차적으로 생각했다. 천장에서 번개 효과음도 더 격렬하게 들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촬영 한 달 전부터 씬 구성을 시작했다. 중요도에 따라 각 카메라가 언제, 무엇을 찍을지 미리 분배했다. 계획을 해도 좋은 장면이 많아 재편집 과정이 길어졌다”며 “감정과 호흡을 잘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두 인물 모두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외롭게 비쳤다. 앙리는 왜 이렇게까지 희생을 하고 빅터는 왜 이렇게까지 혼란을 겪는지 우선 이해하려 했다”며 창조와 파멸, 집착과 절망이라는 주제를 시각적 언어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실황 영화로 만난 규현은 “처음 자크를 맡았을 당시 정말 어색했다. 개방정 연기가 부끄러워 도저히 못하겠더라. 그래도 한 꺼풀 벗어던지고 나니 이제 뭐든 할 수 있게 됐다. ‘프랑켄슈타인’은 제게 소중한 작품”이라며 “모든 배우가 몸과 성대를 갈아가며 공연을 올리는데 영상으로 남기면 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또 가장 젊은 시절을 기록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스크린 첫 데뷔작인 박은태는 “초연부터 해온 제게도 영화화는 의미가 깊고 영광이다. 영상을 남기는 게 제 입장에서는 부담이 컸지만 다행히 무대가 자신 있고 익숙한 타이밍에 찍을 수 있어 뿌듯하고 행복했다”며 “제 표정이나 연기를 볼 수 있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뮤지컬에서 느끼지 못했던 영화적 느낌이 강렬했고 연출님이 의도한 장면의 재해석도 색달랐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날 공연은 두 사람의 레전드 무대로 손꼽히는 동시에, 작품에서 만남이 드문 ‘규-은’ 페어였던 만큼 뮤지컬 팬들의 묵은 갈증을 해소시킬 전망이다. 김 부대표는 “배우의 조합이 신선했고 관객들 반응도 좋았다. 둘의 마지막 공연이라 부담스러웠을 텐데 꼭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고, 규현은 “몰래 찍어주면 좋을 텐데 촬영한다고 사전에 고지해 주셨다. 넘버나 대사 실수를 하면 안 되니까 더 부담됐다”며 웃어 보였다.
박은태는 “실제로 대단했지만 영화로 본 규현 님의 연기에 또 감탄했다. 걱정이 무색하게 그날은 둘 다 뭐에 씐 것처럼 너무 잘했다”고 하자, 규현은 “사실 긴장을 했는지 실수도 있었다. 북극에서 괴물을 칼로 찌르려는 순간 은태 배우님이 대사를 안 해서 순간 당황했다. 연습실에서 조차 안 봤던 얼굴이 영상에 담겼더라. 어디에도 없는 무대다. 많은 분들께서 그 장면을 영화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실토했다. 이에 박은태는 “감정을 더 느낄 수 있게 시간을 드리고 싶었다. 덕분에 더 명연기가 나왔다”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규현도 “괴물 앙리를 보내고 혼자 남아 연기를 장시간 이어가는데, 그 장면을 할 때마다 스스로 몰입을 과하게 하는 탓에 끝난 후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 마침 이번에 그 부분이 클로즈업 됐으니 집중적으로 봐주면 감사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 부대표는 또 다른 명장면으로 빅터와 엘렌 남매의 기차역 씬을 꼽았다. “서로의 얼굴이 보이면서 관객들에게 눈물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또 엔딩에서 두 배우의 치열한 열연도 볼거리”라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작품 휘발에 대한 아쉬움에서 시작된 비즈니스가 현재는 K-뮤지컬 선도라는 숙원으로 자리 잡은 상황. 그는 “영상화가 보기보다 품이 많이 들고 라이센스 문제도 얽혀있다. 단발성으로 사업적인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 역시 10년 넘게 해 오면서 그 성과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한국 뮤지컬의 위상과 배우들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EMK가 자부심을 갖고 확장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물론 작품의 스케일도 눈요기도 3시간 동안 가득해야 한다. 편집 기술 노하우도 점차 쌓이다 보면 더 영화스러운 작업물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머지않아 이런 장르도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뿐 아니라 디즈니+ 같은 OTT 매체들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규현은 “운 좋게 가까운 자리를 잡는 관객 말고는 오페라글라스로 보는 분들이 많다. ‘더 뮤지컬 라이브’는 어디에 앉아도 오글을 쓴 것처럼 배우들의 얼굴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맛있는 팝콘 먹으면서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며 “듣기로는 예매한 분들 중에 ‘뮤지컬덕후’들이 많은가 보다. 자연스럽게 앞 열이 매진이라고 하더라. 습관이 무섭다. 어디서든 잘 보이니까 많이 보러 와달라”고 홍보했다.
박은태는 “1인 2역 설정은 단순한 역할 변화가 아니다. 이 세상에 많은 잔인한 군상들을 그린 것. 특히 자크는 앙리의 머릿속에서 투영된 악의 얼굴”이라고 강조하며, “비싼 가격 때문에 뮤지컬과 벽을 쌓은 분들에게 입문작으로 추천한다. 뮤지컬은 끝나면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쳐준다.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관람해도 괜찮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오는 18일 목요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인터미션 포함 러닝타임 180분.
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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