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재를 환영하면서도 연준의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관세 부과를 앞둔 수입 급증으로 -0.6% 마이너스 성장했다가 2분기 3.8%로 반등한 데 이어 3분기에도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 성장의 핵심 동력은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였다. 3분기 개인소비는 3.5% 증가하며 성장률을 2.39%포인트 끌어올렸다. 소비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력을 보였다.
순수출도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3분기 수출은 8.8% 증가한 반면 수입은 4.7% 감소하면서 순수출이 성장률을 1.59%포인트 높이는 데 보탬이 됐다. 정부지출은 2.2% 증가해 성장률을 0.39%포인트 높였다.
반면 민간투자는 3분기 0.3% 감소했다. 관세 시행을 앞두고 1분기 재고 투자를 급격히 늘린 기업들이 2분기와 3분기 투자를 줄인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 주식시장에선 호재가 있어도 시장이 보합이거나 하락하는데, 이는 월가의 ‘두뇌들’이 예전과는 다른 회로로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증시에서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에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강한 시장, 심지어 경이로운 시장조차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는다. 어리석음이 이를 유발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잘 나가고 있을 때 새 연준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똑똑한 놈들’이 그 상승 곡선을 파괴하기 위해 자신들의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도록 허용된다면 국가는 결코 경제적으로 위대해질 수 없다”며 “미국은 성공으로 보상받아야지, 성공 때문에 끌어내려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에 대해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연준 의장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3~4명”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향후 몇 주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3.01% 뛰었고 브로드컴도 2.29% 강세를 나타냈다. 알파벳은 1.48%, 아마존은 1.63% 상승했다.
강력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전장 대비 0.34% 하락한 97.95를 기록하며 10월 초 이후 최저치까지 밀려났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0.52%, 유로화는 0.25%, 파운드화는 0.27% 각각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이번 달에만 1.4% 하락했으며, 연간으로는 9.6% 폭락하며 2017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이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 3.5~3.75% 수준인 기준금리가 내년 말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될 가능성을 69.3%로 보고 있다.
다만 4분기에는 미국 연방정부의 역대 최장 셧다운(43일)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셧다운은 4분기 GDP 증가율을 연율 1.0~2.0%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일각에서는 3분기 강력한 성장세가 관세 발표를 앞둔 일시적인 가속화일 가능성이 크며, 향후 하향 조정되거나 4분기에 경기 둔화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9.1로 전월(92.9) 대비 3.8포인트 하락하며 시장 전망치(91.0)도 밑돌았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