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라경·김현아·박주아, 세 여자 야구 선수의 프로 무대 도전을 담은 SBS 2부작 다큐멘터리 ‘미쳤대도 여자야구’가 1월 4일 1부 방송을 통해 첫선을 보이며 '여자는 야구선수가 될 수 없어!' 라는 편견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세 선수의 뜨거운 여정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프로 무대가 부재한 한국 여자야구의 현실에서, ‘선수’로 살아남는 일은 곧 생계와 정체성 사이에서 매일 선택을 반복하는 일이다. 전 세계에서 여자가 야구선수로 돈을 받고 뛸 수 있는 리그는 일본이 유일하다. 2025년부터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외국인 투수로 활동 중인 김라경은, 야구를 이어가기 위해 일본에서 간식벌이 정도만 가능한 접골원 보조 일을 병행하고 있다. 취직을 위해 일본어 자격증까지 땄지만, '야구를 하러 일본에 왔다'는 이유로 삶의 조건을 미루고, 목표 하나만 붙잡고 버티는 시간이다.
창원시 여자야구단 소속의 박주아 선수는 팀의 유격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레드폭스 여자 야구단의 포수 김현아 선수는 거의 유일한 2루까지 노바운드로 송구를 할 수 있는 여자 선수이기도하다. 두 선수는 모두 평일에는 학교를 다니고 주말에는 국가대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야구에는 ‘프로’가 없기에, 미래의 생계와 야구선수로서의 정체성은 늘 가장 큰 장애물로 남는다. 우리나라에서 야구로 생계를 유지하는 여자 선수는 없다. 각자의 삶을 병행하며 사회인리그와 국가대표로 운동을 하고 있지만 꾸준히 대한민국 여자야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던 중 김현아 선수가 '지구를 두 바퀴 걸어도 안 될 거' 라고 생각했던 여자프로야구의 문이 열렸다. 70년 만의 미국 여자 프로 야구리그(WPBL)가 2026년 여름 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라이아웃(공개 선발)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세 선수는 망설임 없이 직업적으로 야구를 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2022년 토미존 수술로 긴 재활을 거친 김라경 선수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프로야구 선수였던 친오빠의 도움을 받아 연습 피칭을 시작했다.
미국 여자 프로 야구 트라이아웃의 열기는 대단했다. 300명이 이틀에 걸쳐 테스트를 거치고 살아남은 80명만이 2차 테스트로 향할 수 있고 2차 테스트에 합격한 선수들만이 미국 프로 야구 구단의 드래프트 자격을 얻는다. 1차 트라이아웃은 주루, 포지션 테스트. 김현아는 캐칭과 블로킹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송구가 다소 애매하다고 스스로의 평가속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웃어 보였다.김라경의 피칭 테스트는 긴장 속에서 진행됐지만,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박주아 선수 역시 원하는 타격을 만들어내면서 미소를 보였다. 그날 밤 전해진 결과는 전원 1차 테스트 통과. 하지만 2차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2차 테스트는 시뮬레이션 테스트가 진행되어 실력을 검증하는데 1번의 타석과 2회의 수비로 평가된다. 박주아는 수비 테스트에서 병살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고, 타석에서도 시원한 안타를 기록했다. 포수로 나선 김현아도 ‘죽기 살기’로 임하며 만족할 만한 블로킹과 캐칭을 선보였다. 김라경은 안타와 폭투가 있었지만 3구 삼진을 잡아냈고, 공격에서도 안타와 도루를 하나씩 기록했다. 트라이아웃을 마친 뒤 세 선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합격 소식을 전해 들었다. 기대와 떨림을 안고, 이들은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리는 드래프트를 위한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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