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비트코인이 8만8000달러를 회복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가상자산 ETF 허용 계획과 미국 증시 랠리가 시장 심리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오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84% 상승한 8만8242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8만6003달러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더리움은 3.69% 상승한 293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리플은 4.91% 급등한 1.91달러를 기록하는 등 주요 알트코인 전반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28년 가상자산 ETF를 허용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거래법상 금융상품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2026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가상자산 수익에 적용되는 최고 55%의 종합과세가 주식·펀드와 동일한 20% 분리과세로 전환된다. 이어 2028년에는 투자신탁법 시행령을 개정해 가상자산을 자산운용사의 주요 투자 대상인 특정자산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가상자산 ETF 시장 규모가 1조엔(약 9조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무라 자산운용과 SBI글로벌 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이미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미국과 홍콩에 이어 일본까지 가상자산 ETF를 허용하면서 제도권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비트코인 반등의 직접적 배경에는 미국 증시의 강세가 자리하고 있다. 26일 뉴욕증시는 기술주 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부각되며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4% 상승한 4만9412.40을, S&P500 지수는 0.50% 오른 6950.23을, 나스닥지수는 0.43% 상승한 2만3601.36을 기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했으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추진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긴장이 누그러졌다. 또한 불법 이민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 사건에 대해 트럼프가 “더 이상의 시민 희생을 원치 않는다”고 발언하며 이민 단속 완화를 시사한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했다.
다만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여전히 위험 회피 심리가 감지되고 있다. 2개월물 비트코인 선물의 연환산 프리미엄은 5% 수준으로, 강세장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10% 이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30일 만기 옵션의 델타 스큐는 12%를 기록하며 하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비트코인이 9만1500달러에서 8만3900달러로 급락했을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프로 트레이더들이 여전히 하락 위험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1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비트코인은 같은 맥락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고민거리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 부재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4월 만료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완화적 통화정책은 일반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에 직접적인 상승 요인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디파이 시장은 시가총액 704억 달러를 기록하며 24시간 동안 4.45% 상승했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859억 달러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거래량은 59.05% 급증한 12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9만3000달러선을 회복하려면 기관 투자자와 프로 트레이더들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과 실적 시즌이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상승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