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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브랜더 윤영희의 The View:ty] 인생템을 위한 올·다·무 쇼핑 가이드

김연수 기자
2026-02-10 10: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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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브랜더 윤영희의 The View:ty] 인생템을 위한 올·다·무 쇼핑 가이드 (출처: 윤영희)


올리브영 랭킹 1위가 반드시 내 피부에도 1위일까?

버스 정류장, 지하철 스크린, 그리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 화면 속까지.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올리브영 1위”라는 당당한 선언을 마주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올리브영을 내 집 드나들 듯 자주 가는데도 ‘이 제품은 왜 처음 보지?’ 싶은 순간들이 있으니까요.

사실 저도 ‘1위’ 딱지가 붙어있으면 시선이 갑니다. 남들 다 쓰는 건 써봐야 할 것 같고, 내 피부에도 새 옷 한 벌 사주고 싶은 설렘이랄까요? 하지만 뷰티 기획자이자 마케터로 등판해 보면, 이 랭킹이라는 녀석은 ‘피부 정답지’라기보다 ‘전쟁터에서 쏘아 올린 신호탄’에 더 가깝습니다.

랭킹은 '효능'의 순위가 아니라 '결제'의 속도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 ‘1위’라는 타이틀, 사실 돈과 영혼을 갈아 넣어 만든 ‘만들어진 기적’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올영세일 기간은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파격 특가는 기본이고, 단독 구성에 1+1 증정, 체험단 살포, 인플루언서의 팬덤까지 모든 화력을 한꺼번에 쏟아붓습니다.

결국 랭킹은 ‘특정 시간에 누가 더 결제 버튼을 광적으로 누르게 했나’라는 속도전의 결과입니다. 지금 1위인 제품은 세상에서 가장 효과 좋은 화장품이라기보다, 지금 마케팅 에너지가 가장 집중된 제품일 확률이 높다는 거죠.

‘모두에게 무난한 것’은 ‘나’에게 부족할 수 있습니다. 
랭킹 상위권의 특징은 ‘탁월함’보다는 ‘대중성’입니다. 누가 써도 뒤집어지지 않고, 적당히 촉촉하고, 향도 은은한… 한마디로 ‘모난 구석 없는 모범생’들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기획자의 눈으로 보면 이건 좀 아쉬운 이야기입니다. 대중성을 챙겼다는 건, 누군가의 “아주 구체적인 고민”을 해결할 날카로운 엣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심한 건성, 예민한 민감 피부, 반복되는 트러블처럼 명확한 솔루션이 필요한 피부에게 ‘모두에게 괜찮은 1위템’은 결국 “괜찮긴 한데… 변화는 없네?”라는 밋밋한 결론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올·다·무’ 시대, 마케터는 야속하지만 브랜더는 즐겁다
최근 뷰티 시장은 올리브영(올) 뿐만 아니라 다이소(다), 무신사뷰티(무)가 가세하며 거대한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마케터 입장에서는 챙겨야 할 채널이 늘어나 야속하기도 하지만, 브랜드 기획자로서는 이 성장이 무척 반갑습니다.

과거에는 '올리브영 1위'라는 하나의 정답만을 향해 달렸다면, 이제는 채널의 성격에 맞춰 더 정교하고 다채로운 상품을 기획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에게도 '랭킹 1위'라는 획일화된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쇼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도 했구요. 

나를 위한 ‘진짜 1위’는 어디서 찾을까?
유통 채널마다 상품이 설계된 의도가 다릅니다. 목적에 맞게 공간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실패 확률을 확 줄일 수 있습니다.

• 올리브영(올): 실패 없는 ‘기능성 맛집’ 
피부 변화를 빠르게 체감해야 하는 고기능성 제품은 탄탄한 리뷰와 제조사의 기술력이 검증된 올리브영에서 고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추천 아이템: 프리메라 비타티놀 바운시 리프트 세럼, 아이오페 레티놀 레티젝션 세럼)

• 다이소(다): 가볍게 즐기는 ‘성분 놀이터’ 
비싼 제품을 사기 전, 내 피부에 특정 성분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 혹은 부담 없는 데일리 소모품을 찾을 때 최적입니다. 한 가지 더! 다이소 제품의 원가는 결코 저렴한 가격에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가성비 뒤에 숨은 우수한 제조사의 실력을 믿어보세요. 
(추천 아이템: VT 리들샷 100/300, 비프루프 리얼캐롯 라인)

• 무신사 뷰티(무): 나의 취향을 완성하는 ‘감도 깊은 뷰티’ 
효능만큼이나 ‘나다움’이 중요하다면 무신사가 답입니다. 정형화된 문법에서 벗어난 감각적인 패키지, 독보적인 향, 신생 인디 브랜드들을 통해 내 취향의 엣지를 세우기에 좋습니다. 
(추천 아이템: 오드타입 언씬 벌룬 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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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브랜더 윤영희의 The View:ty] 인생템을 위한 올·다·무 쇼핑 가이드 (출처: 윤영희)

뷰티 브랜더의 The View:ty
마케터로서 ‘1위’는 야속할 정도로 따내기 어렵고, 그 뒤엔 비용과 설계가 촘촘히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1위’는 분명 유용한 쇼핑의 기준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선택지를 쉽게 발견하게 해주니까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랭킹은 오늘의 유행을 알려주는 날씨일 뿐, 내 피부를 고쳐주는 처방전은 아닙니다. 1위라는 숫자가 주는 안도감에서 한 발자국만 물러나 보세요. “이 제품은 어떤 피부를 위해 설계되었지?”, “지금 내 피부가 간절히 원하는 성분은 뭐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순간, 수만 개의 제품 사이에서 당신의 피부를 위한 ‘진짜 1위’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글_윤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