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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펜 쳐가며 경고했는데”…롯데 선수, KBO 경고 무시하고 도박

서정민 기자
2026-02-14 06: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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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대만 스프링캠프 기간 중 현지 불법 도박장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전에 통신문을 통해 명확히 경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롯데 구단은 13일 “선수 면담 및 사실관계 파악 결과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등 4명이 대만에서 불법으로 분류된 장소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KBO는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구단들에게 2월 통신문을 통해 현지 불법 도박장 출입 금지를 명확히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문에는 “불법도박장 출입 시 불법도박죄와 음주운전 등의 출입이 명확히 금지되며, 적발 시 엄중한 징계를 받게 된다”는 내용이 형광펜으로 강조되어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형광펜까지 칠해줬는데 그랬다는 게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진짜 가지 말라고 경고도 했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간 거냐”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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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펜 쳐가며 경고했는데”…롯데 선수, KBO 경고 무시하고 도박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당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롯데 선수 3명이 모니터가 있는 대만의 한 게임장에서 오락을 즐기는 CCTV 영상이 퍼졌다. 이후 구단 조사 결과 4명이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캠프 휴식일이었던 12일 해당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불법 도박장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구단은 “이유를 불문하고 KBO와 구단 내규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해당 선수 4명을 즉각 귀국 조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CCTV 영상에는 한 선수가 여직원의 신체를 접촉하는 듯한 모습도 담겨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대만 현지 SNS에는 “한국 롯데 자이언츠 야구팀 선수는 야구공이 아니라 두부를 훔치러 왔냐”는 글이 올라왔다. ‘두부를 훔친다’는 표현은 대만에서 성추행을 의미하는 은어다.

하지만 롯데는 성추행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롯데 관계자는 “선수의 손 위치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손 위치보다 직원이 더 앞쪽에 있어서 접촉이 없었다”며 “해당 선수도 억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각 신고하고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귀국한 네 선수는 추가 조치가 있을 때까지 훈련 대상에서 제외된다.

KBO 규정에 따르면 선수가 도박할 시 1개월 이상의 참가 활동 정지 또는 30경기 이상 출장 정지,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이 부과된다. 사전 경고를 무시한 점이 가중 처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전수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되는 부분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며 “선수단 전체에도 경고했다. 물의를 일으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부터 대만 타이난에서 2026시즌을 위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해온 롯데는 오는 20일 일본에서의 2차 실전 캠프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캠프 마무리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게 됐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