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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차림 총정리

서정민 기자
2026-02-17 07: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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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차림 총정리,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 자료사진


설 명절을 맞아 차례상을 어떻게 차려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매년 반복되는 명절이지만, 상차림 순서나 올려야 할 음식은 막상 준비하려 하면 헷갈리기 마련이다. 다만 기본 원칙만 기억하면 차례상 준비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17일 설 당일인 오늘 차례상의 가장 큰 특징은 밥과 국 대신 떡국을 올린다는 점이다. 설은 새해의 시작을 의미하는 만큼, 한 해의 첫 음식인 떡국을 차례상에 올려 조상에게 인사를 드리는 의미를 담는다. 평상시 제사상과 달리 설 차례상에 떡국이 올라가는 이유다.

차례상을 차릴 때는 방향 설정이 먼저다. 신위(지방)가 놓인 쪽을 북쪽으로 보며, 제사를 지내는 사람(제주)이 상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이 된다. 북쪽은 전통적으로 가장 높은 위치로 여겨져 조상을 높이 받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차례상은 일반적으로 5열로 구성된다. 신위 쪽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1열부터 5열까지 음식을 배치한다.

1열 - 밥과 국(떡국)
설 차례상에는 떡국을 올린다. 술잔과 함께 1열 중앙에 시접(수저 그릇)을 놓고, 제주가 바라볼 때 왼쪽(서쪽)에는 술잔, 오른쪽(동쪽)에는 떡국을 놓는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고 한다.

2열 - 전과 적
육전·육적·소적(두부)·어적·어전 등을 올린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원칙에 따라 고기로 만든 것은 서쪽, 생선으로 만든 것은 동쪽에 배치한다. 또한 ’동두서미(東頭西尾)’에 따라 생선은 머리를 동쪽으로, 꼬리를 서쪽으로 향하게 놓는다.

3열 - 탕류
육탕(고기), 소탕(두부·채소), 어탕(생선) 등을 올린다. 육탕은 서쪽, 어탕은 동쪽에 위치시킨다. 촛대는 3열 좌우에 배치한다.

4열 - 나물과 포
‘좌포우혜(左脯右醯)’ 원칙에 따라 생선포는 서쪽, 식혜는 동쪽에 올린다. 나물은 도라지·고사리·시금치 등 삼색으로 구성하며, 물김치도 함께 올린다.

5열 - 과일과 한과
‘조율이시(棗栗梨枾)’ 원칙에 따라 서쪽부터 대추·밤·배·감 순서로 배치한다.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 약과·강정·한과 등도 함께 올린다.

차례상 차릴 때 주의사항
전통적으로 차례상에는 몇 가지 금기 사항이 전해진다.
첫째, ‘치’로 끝나는 생선(삼치·갈치·꽁치 등)은 올리지 않는다. 흔한 생선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둘째, 복숭아 같은 털 있는 과일은 피한다. 복숭아가 조상을 쫓는 힘이 있다는 속설 때문이다.
셋째, 고춧가루나 마늘 같은 향신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 역시 조상을 물리친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넷째, 음식 가짓수는 홀수로 맞춘다. 짝수는 양(陽)을, 홀수는 음(陰)을 의미해 음식은 홀수 개수로 올리는 것이 원칙이다.
다섯째, 설 차례상에는 붉은 팥 대신 흰 고물 떡을 사용한다. 붉은색이 조상을 쫓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지방은 세로 22cm, 가로 6cm 가량의 흰 종이에 작성한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왼쪽, 어머니는 오른쪽에 쓰며, 한 분만 돌아가신 경우 중앙에 쓴다.
남성 조상은 ‘현(顯) 고(考) 학생(學生) 부군(府君) 신위(神位)’, 여성 조상은 ‘현 비(妣) 유인(孺人) ○○(본관 성씨) 신위’ 형식으로 작성한다. 할아버지는 ‘조고(祖考)’, 증조할아버지는 ‘증조고(曾祖考)’, 고조할아버지는 ’고조고(高祖考)’로 표기한다.

관직이 있었던 경우 ‘학생’ 대신 직위를 적을 수 있다. 사무관(5급) 이상 공직자였다면 해당 직급명을 사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차례상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 정성이라고 강조한다. ’가가례(家家禮)’라는 말처럼 집안마다 차례상 차리는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명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간소화하는 추세도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는 차례상 간편식 세트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전·나물 가짓수를 줄이고 정갈하게 준비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설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안녕을 빌고 조상을 기리는 날이다. 기본 원칙을 참고하되, 각 가정의 전통과 형편에 맞춰 정성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본 기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전통 예법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가문별·지역별 관습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