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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3법’ 강행…여야 대치 격화

서정민 기자
2026-02-23 06: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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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3법’ 강행…여야 대치 격화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제 도입·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원안 그대로 처리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불을 놓겠다고 밝혀 정국 경색이 심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약 2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사법개혁 3법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원안대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법사위를 통과한 만큼 이견 없이 중론을 모아서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며 “당·정·청 조율을 다 거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사법개혁 3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법왜곡죄 신설을 담은 형법 개정안은 판사나 검사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거나, 증거를 위·변조해 재판·수사에 사용하거나,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소원제 도입을 위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기존 헌법소원 심판 청구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 재판을 헌재 심판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대법관 증원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12명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 법안은 이미 법사위를 통과해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로, 민주당은 24일부터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월 3일까지 매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처리 방침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위헌 소지가 거론돼 온 법왜곡죄 조항마저 수정 없이 원안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는 점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 조문에 포함된 ‘의도적’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고, 여권 내에서도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선진국인 독일에서도 법왜곡죄가 추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민주당 안은 위헌 소지를 없애기 위해 독일 법보다 구체화했다”는 의원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원안 처리 근거를 설명했다.

아울러 법왜곡죄 조항은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넓히는 간첩법 개정안과 하나의 형법 개정안 대안으로 묶여 처리되는 구조여서 향후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비쟁점 법안인 간첩법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사법개혁 3법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법 3법은 개혁의 탈을 쓰고 법치주의 심장을 겨눈 사법 테러”라며 “충분한 공론화와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도 생략한 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사법부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통령 권한 행사에 제동을 건 사례를 언급하며 “사법부의 진정한 가치는 헌법적 균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방탄 입법’이라고 규정하며 필리버스터를 통한 전면 저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비쟁점 민생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할 것으로 알려져 여야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 맞서 24시간 이후 종결 표결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1일 1법안’ 처리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만일 국민의힘이 민생법안까지 필리버스터로 발목을 잡을 경우에는 국회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해당 국회법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진행 시 본회의 의사정족수(60명)를 채우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민생법안 관련까지 필리버스터로 발목을 잡으면 부득이하게 국회법을 개정해서라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사법개혁 3법을 포함한 12개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립은 2월 임시국회 폐회 시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사법부의 역할과 독립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