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FIFA 랭킹 21위)이 2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이란(68위)과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크게 앞서지만, 양 팀이 처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극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란은 현재 국가적 충격에 휩싸여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 대표팀은 말을 아꼈다. 마르지예 자파리 감독은 공습 관련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그런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고, AFC 관계자 역시 정치적 질문을 원천 봉쇄했다. 이란 선수들은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팀 버스 창밖으로 손짓을 보내는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대회 시작 전부터 자초한 논란으로 팬심을 잃었다. 일부 선수들이 남자 대표팀과의 차등 규정 개선을 요구하며 비즈니스석 제공을 조건으로 아시안컵 보이콧까지 예고한 것이 발단이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가 주요 국제대회 본선에 한해 비즈니스석 제공을 약속하며 일단락됐지만, “관중 동원력이나 시장성에서 비교도 안 되는데 대우만 똑같이 해달라는 건 과욕”이라는 비판이 빗발쳤다.


여기에 A매치 156경기 베테랑 조소현(38·핼리팩스)의 SNS 게시글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여자 대표팀이 명품 브랜드 프라다 단복을 입는다는 소식에 “한국은 이런 거 없나?“라고 올린 글이 “우리도 명품 입혀달라”는 투정으로 받아들여지며 파문이 커졌다. 태극마크의 자긍심보다 의전을 앞세운 행보에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신상우 감독은 “선수들과 스태프가 원팀이 돼 설레는 마음이 크다. 소집 기간 동안 훈련하며 노력한 모습을 이란전에서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지만, 성적으로 민심을 돌려세워야 하는 과제가 무겁게 남아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이란전을 시작으로 필리핀, 호주와 A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전력상 8강 진출은 무난해 보이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다. 일본(8위), 북한(9위), 호주(15위) 등 강팀들이 즐비한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4강 진출팀과 8강 탈락 후 플레이오프 승리팀 등 총 6개 팀에게 2027 FIFA 브라질 여자월드컵 티켓이 주어진다.
4년 전 인도 대회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한국이지만, 이번엔 출발선부터 다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를 잃고도 그라운드에서 투지를 불태우는 이란 앞에서, 비즈니스석을 타고 온 한국 대표팀이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2일 오후 6시 골드코스트에서 그 첫 번째 답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