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하메네이 피살에 이란 발칵…앵커 생방송 중 오열

서정민 기자
2026-03-02 07:16:11
기사 이미지
하메네이 피살에 이란 발칵…앵커 생방송 중 오열 (사진=AP 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고 40일간의 전 국민 추도 기간과 일주일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다짐했으며, 서방 주요국은 이란의 무차별 공격에 경고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와 국영통신 IRNA는 1일(현지시간) “이슬람혁명의 지도자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 앵커는 이 소식을 전하다 눈물을 흘렸으며, 흐느끼며 방송을 이어가는 장면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메흐르통신은 “순교하는 순간 하메네이는 집무실을 지키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며 “비겁한 그 공격이 토요일(2월 28일) 오전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유착한 매체들은 그가 암살이 두려워 비밀 장소에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며 “집무실에서의 순교는 적들의 심리전이 날조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가 사망한 정확한 시각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매체들은 그가 주로 머물던 테헤란 북부 보안구역이 폭격으로 파괴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수뇌부 회의가 3건 동시에 포착되자 “절호의 기회”로 판단해 대낮 공습을 개시했다.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군 정보사령부 사령관은 “지난해 6월 핵시설 공습이 심야에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 대낮 공격은 전술적 기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으로 하메네이뿐 아니라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 모하마드 파크푸르 IRGC 총사령관, 알리 샴카니 전 최고국방회의 사무총장 등 이란 지휘부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가 있던 장소에는 폭탄 30여 발이 집중 투하됐으며, 이스라엘 전투기 약 200대가 500여 개 목표물을 타격하는 대규모 작전이었다. 공격 당일 중동에는 미군 항공모함 2척과 구축함 12척 안팎이 함대지 미사일을 탑재한 채 대기 중이었다.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심 인사와 미사일 역량을 겨냥한 반면, 미군은 미사일 인프라와 군사 목표물 제거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공격도 병행됐다. 이스라엘은 무슬림 기도 시간 파악용 앱을 해킹해 이란 군인들에게 반란을 권유하고 시민들에게 정부에 맞설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IRNA 홈페이지도 해킹돼 “아야톨라 정권의 치안부대에게 두려운 시간이 찾아왔다. IRGC와 산하 민병대인 바시즈가 치명타를 입었다”는 문구가 게시됐다.

프랑스, 독일, 영국 정상은 1일 저녁 공동 성명을 통해 이란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미국·이스라엘의 초기 군사 작전에 관여하지 않은 국가들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발사 능력을 발원지에서 파괴하기 위한 방어적이고 비례적인 조치를 허용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고 경고해, 필요시 이란 내 군 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프랑스 BFM TV는 프랑스 해군의 샤를 드골 항공모함 전단이 발트해 작전을 중단하고 동지중해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그간 국제법 위반 우려를 이유로 미국의 이란 공격 계획에 자국 기지 사용을 거부해왔으나, 이번에 입장을 바꿔 미국 측 요청을 수락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란이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하고 영국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며 관련 없는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요청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이란에 대한 공격적 행동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유럽연합(EU)은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해상 공격이 잇따르자 걸프 지역 해군 임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란의 대리 세력은 분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위협하는 행위는 무모하며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이란과 해당 지역 전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강력한 전력 태세 조정에 나섰음을 공식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