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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계획”…기장 살해 부기장, 울산 모텔서 검거

서정민 기자
2026-03-18 06: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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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계획”…기장 살해 부기장, 울산 모텔서 검거 (사진=연합뉴스)
부산에서 전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전직 부기장이 범행 14시간여 만에 울산에서 붙잡혔다. 피의자는 3년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으며 4명을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17일 오후 8시 3분께 울산 남구의 한 모텔에서 은신 중이던 피의자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10시 36분께 수갑을 찬 채 부산진경찰서에 압송됐다.

A씨는 이날 오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 직장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아침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서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며, 이날 오전 7시께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상태로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피해자 B씨의 목과 어깨, 손 등에는 방어흔이 확인됐으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CCTV를 피하며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날인 16일 오전 4시 3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주거지 승강기 앞에서 전 동료 C씨를 뒤에서 덮친 뒤 도구로 목을 조르는 범행을 시도했으나, C씨가 강하게 저항해 현장을 벗어나 신고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B씨 살해 후 A씨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또 다른 항공사 직원 D씨 자택을 찾아갔으나, 경찰의 사전 신변보호 조치로 건물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후 울산으로 도주해 모텔에 은신하던 중 60여 명 규모의 경찰 전담반에 의해 검거됐다.

압송 과정에서 A씨는 고개를 꼿꼿이 든 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범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억울하게 인생을 파멸당했기 때문에 제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범행 준비 기간을 묻자 “3년”, 추가 범행 계획 여부에 대해서는 “4명”이라고 짧게 답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A씨는 건강 문제로 퇴직하는 과정에서 전 동료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항공사 근무 중 비행 평가 등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을 가능성도 업계에서 제기된다. A씨는 2024년 4월께 해당 항공사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안을 느낀 전 동료 8명의 요청으로 경찰은 사건 직후 신변보호 조처를 취한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정신병력을 포함해 범행 동기와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