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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합의 원한다” 트럼프 주장…핵무기 불용·협상 교착

서정민 기자
2026-05-01 06: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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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이 법적 마감 시한인 60일을 맞이하면서,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헌법적 충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전쟁권한법상 60일 철군 시한이 현재 진행 중인 휴전 상황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해석을 내놓아 정국에 파란을 예고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예산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우리는 휴전 상태에 있으며, 우리의 이해로는 휴전 시 60일의 시계는 일시 중단되거나 멈춘다"고 밝혔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 행동을 개시할 경우 48시간 이내에 보고하고, 60일 이내에 의회의 공식 승인을 받지 못하면 철군을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2일 의회에 작전 개시를 통보한 것을 기준으로 법적 데드라인은 5월 1일이다.

민주당은 즉각 강력 반발했다.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은 "60일 기한은 내일이면 만료된다. 이는 행정부에 정말 중요한 법적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라며 "심각한 헌법적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현재 공습이 일시 중단되었을 뿐, 미군이 이란 항구를 봉쇄하고 대규모 전력을 유지하는 상황 자체가 명백한 적대 행위에 해당하므로 60일 시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상원은 데드라인 하루 전인 30일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 중단을 위한 전쟁권한법 관련 입법안 표결을 여섯 차례 시도하며 행정부를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해석은 과거 정부의 선례를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999년 클린턴 행정부는 코소보 폭격 당시 의회의 예산 승인이 사실상 작전 허가라고 주장했고, 2011년 오바마 행정부는 리비아 작전 시 지상군 투입이 없었으므로 적대 행위가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는 '휴전 기간 제외'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관건은 공화당 내 이탈표다. 존 커티스(유타)·조시 홀리(미주리)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의회 승인 없는 60일 이상의 군사 행동은 지지하기 어렵다"며 행정부와 결을 달리하고 있어 향후 표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정말로 협상을 원하고 있다"며 이란의 군사 능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의 드론 공장은 약 82% 감소했고, 미사일 공장은 거의 9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란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도록 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경제 봉쇄의 효과도 부각했다. 미국은 지난 13일부터 이란으로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석유로 돈을 전혀 벌지 못하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다만 협상 진전의 걸림돌로는 "누구도 이란의 지도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란과 미국은 지난 7일 2주간 휴전에 돌입했고, 11~12일 첫 종전 협상이 열렸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유럽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독일과 같은 조치를 검토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했을 때 그들은 없었다. 우리는 그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전체 주둔 미군은 약 8만4000명이며, 이 중 독일에만 약 3만6000명이 배치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행 지원을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으나 나토 유럽 동맹국들이 응하지 않은 데 따른 불만이 구체적인 군사 재배치 검토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