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가 다큐멘터리 2부작 ‘사이비 헌터’에서 1994년 탁명환 피살 사건 배후를 추적한다.
통일교, JMS, 신천지, 구원파 등 각종 신흥 종교 집단의 초창기 비리를 현장에서 직접 폭로해온 종교 연구가이자 저널리스트. 그 대가는 가혹했다. 납치, 차량폭발, 암살시도 등 약 70여 차례의 테러를 견뎌내며 매일같이 품안에 유서를 품고 다녔다.
그럼에도 탁명환 소장은 사이비 종교와의 싸움을 멈추지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1994년 2월 18일 자신의 아파트 복도에서 괴한의 칼에 찔려 숨졌다. (향년 56세)
살인범 임홍천… 왜 그랬을까?
범인은 사흘 만에 검거됐다. 26세의 평범한 시골 청년인 임홍천으로 전과는 물론 탁소장과는 일면식조차 없었다. 그런 그가 왜 탁소장을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했을까?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는 세 아들
아버지를 잃은 세 아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첫째 탁지일은 신학대 교수로, 둘째 탁지원은 아버지가 세운 ‘현대종교’ 대표로, 셋째 탁지웅은 일본 성공회 신부가 되어 사이비 종교 피해자들 곁에 서 있다. 세 사람 모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이비 헌터’가 된 것이다.
임홍천에게 사형이 구형됐을 때, 세 아들은 임홍천을 위한 감형 탄원서를 두 번이나 법원에 제출했다. “그를 살려야 진실이 밝혀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임홍천은 15년형을 받았다.
그러나 임홍천은 30년이 지나도록 침묵했다. 세 아들은 지난 30년간 아버지 피살 사건의 배후에 박윤식 목사가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법원은 단 한 번도 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사이비 헌터’ 제작진은 살인범 임홍천을 만났다. 놀랍게도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내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살인 전과, 교회 기숙사에 얹혀 살던 가난한 청년이었던 그가 교도소를 나와 남부럽지 않은 ‘인생역전’을 이룬 비결은 무엇일까?
2026년 ‘사이비 헌터’ 제작진은 탁명환 소장 피살 32년 만에 찾아낸 새로운 내용을 공개한다. 임홍천이 출소 후 교회를 상대로 “돈을 주지 않으면 사건의 진실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했고, 교회가 실제로 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세 아들이 30년간 매번 소송에서 지면서도 주장해온 ‘사주 배후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법원, 방송금지가처분 소송 기각…”공익적 목적을 부정하기 어렵다”
박윤식 목사의 아들과 대성교회(현 평강제일교회), 임홍천 씨 등은 ‘사이비 헌터’의 제작금지 및 방송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6년 5월 6일 세 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종교 활동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알리고 주의를 촉구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공익적 목적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MBC 제작 ‘사이비 헌터’가 갖는 특별한 의미
다큐 ‘사이비 헌터’가 MBC에서 제작된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탁명환 소장은 1994년 MBC ‘PD수첩’에 출연하고 3일 후 살해됐다. 당시 ‘PD수첩’ 제작진은 그의 영정 앞에서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제작진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번 다큐가 30년 전 ‘PD수첩’이 미처 끝내지 못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출은 MBC ’PD수첩’의 PD, 진행자 출신인 서정문 PD가 맡았다. 서정문 PD는 “취재 중 나와 가족이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 순간 탁명환 소장이 매일 어떤 심정으로 살았는지를 몸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이비 헌터’는 사이비 종교의 폐해와 맞서 싸운 ‘헌터’의 시선으로 접근했다”면서, “어두운 살인 사건을 다루면서도 경쾌한 활극적 요소를 함께 담았다”고 덧붙였다.
MBC 다큐 2부작 ’사이비 헌터’는 오는 19일 화요일 밤 9시 1부가 방송된다.
이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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