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한 장윤기의 본래 목적은 납치와 성폭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칫하면 '분풀이' 유형으로 가려질 뻔했던 범행동기를 규명한 검찰은 장윤기를 재판에 넘겼다.
앞서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장윤기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보완 수사를 거쳐 그가 피해 여고생을 끌고 가 성폭행할 계획을 품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를 등 뒤에서 제압해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했고,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여성 A(20대)씨에게 저지른 성폭행과 수법이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검찰은 이같이 판단했다.
장윤기는 여고생 살해 이틀 전 A씨 집에 침입해 같은 방식으로 제압 후 성폭행하고 13시간 감금해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바 있다.
근처를 지나다가 피해 여고생의 비명에 도움을 주려고 온 고교 2학년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때 장윤기는 "119에 신고해달라"는 거짓말로 남학생의 시선을 휴대전화로 돌리게 한 뒤 범행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주요 범죄 사실은 경찰 조사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납치와 성폭행 등 장윤기가 숨기려 했던 범행 동기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앞선 경찰 수사에서 장윤기는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경찰은 장윤기가 A씨에게 구애를 거절당하자 분풀이 대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 수사 열흘간으로 장윤기에게 적용된 혐의는 형법상 일반 살인 등이다.
공소사실에는 장윤기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복무했던 지난해 6∼7월 여중생의 허벅지 등 신체를 총 7회에 걸쳐 몰래 촬영한 혐의도 포함됐다. 여고생을 살해하기 전 A씨에게 저지른 강간 등 상해, 살인예비, 감금,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도 재판에 함께 넘겨졌다.
한편 검찰은 향후 재판 절차에서 여고생의 유족, 다른 피해자들의 참여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송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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