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왕과 사는 남자’ 1,600만 흥행의 의미와 한국 영화 위기 탈출의 조건을 SBS ‘뉴스토리’에서 짚어본다.
한국영화 역대 흥행 2위, 누적 관객 1,688만 명을 기록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 개봉 넉 달이 지났지만 그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주말 아침, 서울 잠실역에는 강원도 영월로 향하는 관광버스가 장사진을 이루고, 영화 촬영지이자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를 보고 역사에 관심이 생긴 아들과 함께 영월을 찾은 박경아 씨 가족부터, 영화의 여운을 따라 나선 연인들까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영월 주요 관광지를 찾은 방문객은 이미 지난해 전체 방문객 수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OTT 이용이 일상이 된 요즘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극장을 찾고 스크린을 넘어 영화 속 현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왕사남’ 신드롬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OTT 세대에게 극장은 더 이상 일상적인 공간이 아니다. 대학생 영화동아리 ‘필뮤즈’ 회장 김민걸 씨는 “영화 동아리를 한다고 하면 좀 신기해하는 편이다. 대부분 OTT로 볼 수 있는데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영화관에 가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한다.
극장 관람이 특별한 소비가 되면서 관객들의 선택 기준도 한층 높아졌다. 255만 구독자를 보유한 1세대 영화 크리에이터 고몽은 “지금은 본질을 속일 수 없는 시대”라고 설명한다.
화려한 광고보다 입소문,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들의 리뷰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이제 관객들은 시간과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극장을 찾는다. 실제 ‘왕사남’은 개봉 초반에는 주춤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시간이 갈수록 관객이 늘어나는 이례적인 흥행 곡선을 그렸다.
‘왕사남’ 신드롬, 한국 영화 위기 탈출의 신호탄 될까?
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신인감독상을 받은 박준호 감독은 “독립·예술영화는 개봉 초기에 스크린 수가 적고 상영 기간도 짧아 관객이 영화를 접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와 영화계는 모처럼 찾아온 극장가의 활기를 지속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영화관 할인권 배포와 구독형 패스제 도입부터, 개봉 영화의 OTT 공개 시기를 조정하는 ‘홀드백’ 제도까지, 한국 영화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해법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왕사남’ 신드롬은 한국 영화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SBS ‘뉴스토리’는 13일 토요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
이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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