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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몽골 방문…교역 10억달러 목표

서정민 기자
2026-07-10 06: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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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한-몽골 정상. 사진=연합뉴스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9일 울란바타르 중심가 '서울의 거리'를 예고 없이 찾아 몽골 국민들과 격식 없는 만남을 가졌다.

청와대 안귀령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교류의 생생한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몽골 국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자연스럽게 소통함으로써 양국의 우호와 신뢰 관계를 한층 깊게 다지기 위한 행보"라고 방문 취지를 전했다.

서울의 거리는 1995년 서울시와 울란바타르시의 자매결연을 기념해 조성된 곳으로, 한국 음식점과 국내 브랜드 편의점 등이 밀집해 몽골에서 한국 문화를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다.

거리에서 이 대통령 내외를 마주친 몽골 주민들은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며 반갑게 맞이했고, 이 대통령 부부는 악수와 하이파이브로 화답했다.

차량 안에서 손을 흔들거나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익숙한 한국어 간판을 보며 반가움을 표했고, '서울정'에 올라 거리를 조망한 뒤 인근 노점에서 김밥과 떡볶이, 만두를 직접 구매해 시식했다.

이 대통령이 "떡볶이도 몽골 국민들이 좋아하느냐"고 묻자 노점 상인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후 몽골 현지인이 운영하는 한식당 '고래불'에서 두부김치와 고등어구이, 비빔밥으로 만찬을 함께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9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한국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15년 만이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취임 후 가장 빠른 시점에 성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2024년 11월 몽골 측 사정으로 중단됐던 CEPA 협상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원칙적 타결에 이르렀다.

양국은 이날 청정에너지 협력을 위한 MOU 등 20건의 MOU와 1건의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후 과학기술·유통물류 분야 16건의 신규 MOU와 기존 MOU 갱신 4건, 협정 1건이 추가로 체결됐다.

운전면허 상호 인정 협정도 맺어 단기 체류자의 국제운전면허 사용과 장기 체류자의 면허 교환이 가능해졌다.

이번 방문의 핵심 축 중 하나는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 모색이다.

몽골은 옛 소련에 이은 북한의 두 번째 수교국으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전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몽골이 2014년부터 정례 개최해온 '울란바타르 대화'가 남북 대화의 매개가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 대통령도 몽골 국영통신 몬차메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로서 역내 신뢰를 축적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렐수흐 대통령도 "북한과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남북관계 개선, 대화 재개에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최근까지 대화 제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온 데다 몽골이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상징적 제스처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경제적 실리도 방문의 중요한 축이다.

몽골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16%인 3100만t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리와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몰리브덴 부존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선광 기술 부족으로 고부가가치 산업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울란바타르에 한·몽골 희소금속협력센터를 열고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 대통령은 "우수한 광물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몽골과 광물 탐사·개발 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중요한 공급망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상생형 공급망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물 수요의 95%를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안정적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 9일 한·몽 비즈니스 포럼에는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오드잘르갈 몽골 MCS그룹 회장 등 양국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해 에너지·유통·소비재·디지털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에너지 분야 협력도 구체화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몽골 에너지부와 '에너지 전환 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과 전력망 확충, 스마트그리드 도입에 협력하기로 했다.

국장급 에너지 협력 공동위원회를 신설하고 한·몽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도 정례 개최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몽골 에너지부 및 현지 기업 '뉴컴'과 별도 MOU를 체결해 히트펌프 기술로 울란바타르 열병합발전소의 폐열을 난방열로 재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4위 석탄 보유국인 몽골은 그간 대기오염 문제를 겪어왔는데, 이번 협력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 분야에서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몽골 교육부와 교육협력 MOU를 체결하고 학교급식, 직업·기술교육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현재 몽골 내 33개 학교에서 약 6000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국내 대학에는 몽골 유학생 약 1만5000명이 재학 중이다.

이 대통령은 방문 이틀째인 10일 몽골에서 의술을 펼치며 독립운동을 지원한 이태준 열사 기념관을 찾아 교민 간담회를 갖고, 산다긴 뱜바척트 국회의장과 냠오소르 오츠랄 총리를 잇달아 접견해 양국 협력 확대를 당부했다.

저녁에는 후렐수흐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몽골 최대 명절인 '나담축제' 개막식에 주빈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몽골의 자유와 독립 정신을 기리는 이 국가적 행사에 한국 정상이 주빈으로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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