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년 장마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올해 장마가 곧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동남부에는 지난달 말부터 10㎜ 안팎의 비만 내린 곳이 적지 않은 반면, 18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20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 방재기상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에서 2026년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16일 오전 10시까지 제주 진달래밭에는 448.0㎜, 한라산 남벽에는 443.0㎜의 비가 내렸다.
계룡 378.0㎜, 부여 343.5㎜, 청양 332.0㎜, 천안 319.4㎜ 등 충청권도 누적 강수량이 300㎜를 넘었다. 서울에서는 최대 242.0㎜(동작구), 공식 통계로 쓰이는 종로구 송월동에는 186.2㎜가 기록됐다.
반면 같은 기간 경주 공식 관측지점에는 10.7㎜가 내리는 데 그쳤다. 청도 10.5㎜, 대구 11.4㎜, 경산 8.0㎜, 울진은 3.6㎜였다.
제주 진달래밭과 경주의 강수량 차이는 약 42배에 달한다.
이번 제헌절 연휴 장맛비는 이런 가문 지역을 다소 적실 것으로 보인다. 정체전선은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비를 뿌린 뒤 밤부터 수도권으로 북상하는데, 그럼에도 이번에도 수도권과 충청권 등 서쪽 지역에 비가 거세게 몰릴 전망이다.
18일 서울·인천·경기와 대전·세종·충남에는 50~150㎜가 예상되며,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에는 2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충북에는 50~100㎜, 강원도에는 30~80㎜가 내리는 가운데 충북 중·북부와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는 150㎜ 이상이 예상된다.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는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 충북 중·북부,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에 시간당 50~80㎜의 극한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이달 들어 이미 300㎜ 안팎의 비가 내린 곳이 많아 지반 약화에 따른 산사태와 토사 유출, 하천 범람 위험도 커진 상태다.
18~19일 비가 더 강해지는 것은 남부지방에 머물던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권이 전국으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남서쪽에서 하층제트가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고 정체전선상에서 저기압이 발달하는 가운데 대기 불안정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정확한 호우 집중지역은 중규모 저기압의 발달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기상청 수치모델과 앙상블 예측도 지역별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일에도 전국에 비가 이어지고, 20일 오전에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오후부터 21일 오전까지는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다.
22일에는 전국이 흐리거나 구름이 많은 가운데, 23~24일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에 다시 비가 예보됐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는 25일까지 비가 이어질 수 있는데, 이 기간 강수는 기압골의 발달 위치와 이동 속도에 따라 시점과 구역의 변동성이 큰 편이다.
평년 장마 종료일은 제주도 7월 20일, 남부지방 24일, 중부지방 26일이다.
최근에는 2021년 전국 장마가 7월 19일 끝났지만 2024년에는 7월 27일까지 이어졌고, 2020년 중부 장마는 8월 16일까지 54일간 지속된 바 있다.
장마가 끝나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충분히 확장해 정체전선의 주 활동대를 북한이나 만주 쪽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데, 다음 주에도 정체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고 기압골이 추가로 접근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국기상학회는 최근 장마철을 비가 실제로 이어지는 기간이 아니라,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작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재정의했다.
이에 따라 경북처럼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도 장마철에 포함되며, 종료 시점 역시 마지막 강수일보다 기압계의 계절적 전환을 중심으로 판단하게 된다.
기상청은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정체전선 위치, 강수 양상을 사후 분석해 제주·남부·중부지방의 종료일을 각각 판단하는 만큼, 올해 장마 종료 시점은 23~25일 강수 이후 기압계 변화까지 지켜봐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반복적으로 한반도를 오르내리면서 경북 동남부는 극심한 '마른장마'를, 수도권과 충청권은 누적 300㎜를 넘는 폭우를 겪는 등 지역별 강수 편차가 뚜렷한 가운데, 18일 극한호우와 산사태 위험이 예고된 상태에서 다음 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반복되며 장마 종료 시점은 이달 말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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