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서 생후 7개월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부부가 아이가 태어난 뒤 사망하기까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양육 지원금 1천200여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는 부모급여 800만원을 비롯해 첫만남이용권 200만원, 기타 양육지원금 105만원, 아동수당 82만원, 출산장려금 30만원 등이 지급됐다. A군이 숨진 지난달에도 부모급여 100만원과 아동수당 10만5천원 등 110만5천원이 지급 내역에 올라 있다.
앞서 대전지검은 지난달 31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A군 부모(20대)를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피시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느라 갓 태어난 아들을 장시간 방치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모두 특정한 직업이 없었지만, 정신질환 등 병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당시 A군의 몸무게는 3㎏대로 생후 7개월 남아 표준 체중(8㎏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영양실조와 탈수에 의한 사망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7개월간 A군의 위험 신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어디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다.
대전시 조사결과 A군은 e아동행복지원시스템과 복지사각지대발굴시스템의 발굴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과 복지사각지대발굴시스템은 건강검진 미수검,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등 행정 데이터로 위기 아동·가구를 가려내 공무원이 직접 확인하도록 한 제도다.
경찰 조사 결과, A군과 부모와 관련해 접수됐던 아동학대·가정폭력 신고 이력도 없었다. 다만, 수당 사용처를 두고는 일부가 양육보다는 피시방 이용 등에 쓰였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지원금이 입금된 피의자 계좌에서 피시방 이용료, 게임 결제 등 사용 이력은 확인되나, 정부지원금과 무관한 수입도 확인되므로 피시방 이용료 등이 정부지원금에서 유용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당은 아이가 태어나서 숨지기까지 빠짐없이 지급됐지만, 정작 아이의 안전 확인에는 허점이 드러나면서 현행 양육수당 지급절차에 아동의 생존과 안전을 직접 확인하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프리해든스는 A군 사건을 계기로 생후 14일부터 24개월 미만 영유아 필수 건강검진(총 4회)을 보호자의 법적 의무로 규정하고, 미검진 시 아동 수당을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안 마련 요청 건은 현재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박정현 의원은 "이번 사건을 부모의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이 죽음을 계기로 아이가 먼저 보이는 아동복지 제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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