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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새론, 1주기

서정민 기자
2026-02-16 09: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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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새론, 1주기©bnt뉴스


배우 김새론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오늘(16일)로 1년이 됐다.

2000년생인 그는 지난해 2월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4세(만 나이).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 없이 변사사건으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김새론의 데뷔는 그 자체로 신화였다. 2009년 이창동 감독 제작 한불 합작 영화 ‘여행자’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 ‘진희’ 역을 따냈다. 버려진 아이의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했던 9살 소녀는 칸 영화제 최연소 한국 배우로 초청받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0년 원빈 주연 영화 ‘아저씨’로 대중적 스타덤에 올랐다. 628만 관객을 동원한 이 작품에서 외로운 킬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소미’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청룡영화상·대한민국 영화대상 신인여우상을 휩쓸었다. 이후 ‘도희야’(2014)로 만 15세 이전 두 번째 칸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김새론은 성장통 없이 성인 배우로 안착했다. ‘이웃사람’(2012) 1인 2역, ‘눈길’(2015) 위안부 피해자 연기로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JTBC ‘마녀보감’(2016)에서는 10대와 20대를 넘나드는 주연급 연기를,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4’(2019)에서는 밝은 대학생으로 친근하게 다가갔다.

2021년 ‘우수무당 가두심’, 넷플릭스 ‘사냥개들’까지 성실히 필모그래피를 쌓던 그에게 2022년 5월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가로수와 변압기를 들이받은 이 사고로 그는 ‘사냥개들’에서 하차하고 벌금 2000만원 선고를 받았다.

음주운전 이후 김새론은 ‘김아임’으로 개명하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가 ‘사냥개들’ 위약금 등 7억원을 선지급한 빚, 지인들에게 빌린 수억원대 채무가 그를 짓눌렀다. 지인들은 “2024년 9월 ‘내가 죽으면 이 글을 공개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친구들이 급히 찾아가 극단적 선택을 막았다”고 증언했다.

사망 후에는 배우 김수현과의 미성년자 시절 교제 의혹, 미국인 남편과의 결혼 및 폭행 의혹 등이 불거지며 고인의 사생활이 무차별 공개됐다. 유족과 김수현 측은 현재까지 10건 이상의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빈소에는 ‘아저씨’ 촬영 당시 “담배를 끊게 만든” 소녀를 기억하는 원빈이 아내 이나영과 함께 찾아와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서울아산병원 빈소에서 2월 19일 발인한 고인은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추모관에 안치됐다.

김새론의 유작 영화 ‘기타맨’은 지난해 5월 개봉됐고, 이채민과 함께 주연을 맡은 ‘우리는 매일매일’이 오는 3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생전 마지막 SNS 게시물은 2025년 1월 26일 故 문빈을 추모하는 글이었다.
너무 일찍 레드카펫을 밟았고, 너무 일찍 이별을 고한 배우. 김새론이 스크린에 남긴 맑은 눈빛은 오늘도 우리 곁에 살아 숨 쉰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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