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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이란 진입설 진실은…美 “제3기관 관여 배제 못해”​​​​​​​​​​​​​​​​

서정민 기자
2026-03-05 0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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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이란 진입설 진실은…美 “제3기관 관여 배제 못해”​​​​​​​​​​​​​​​​ (사진=연합뉴스)


이라크에 주둔 중인 쿠르드 전사 수천명이 국경을 넘어 이란에서 지상 공격 작전을 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동 정세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라크 쿠르드 자치 당국이 즉각 부인하고 나서면서 사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수천명의 쿠르드 전투원이 이라크에서 이란 국경을 넘어 이란 북서부로 진입, 지상 공세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같은 날 유사한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전투원 중 상당수는 이라크에서 수년간 거주해 온 이란계 쿠르드족으로, 이번 작전의 일환으로 고향인 이란 북서부로 귀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란 현 정권에 맞서 광범위한 반정부 봉기를 촉발하려는 쿠르드계 민병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도 익명을 전제로 “이스라엘은 이란 서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목표는 이란 내 일부 지역을 장악해 정권에 도전하고 더 광범위한 봉기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권 전복을 위해 이란 내 무장단체 지원에 열려 있으며 최근 쿠르드 지도자와 직접 통화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이라크 쿠르드 자치 당국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북부 미군 기지 관련 사안으로 쿠르드 지도자들과 통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쿠르드 세력 무장 지원 계획에 동의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미군이 이란 내 봉기 세력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 내 다른 기관의 관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라크 쿠르디스탄 자치구 총리실 부비서실장은 “국경을 넘어 이란으로 들어간 이라크 쿠르드족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 역시 일람·케르만샤·서아제르바이잔 등 접경 지역 현지 기자들을 인용해 “현재까지 국경에서 특이 동향은 없다”며 관련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에는 쿠르드족이라는 독특한 역사적 존재가 있다. 쿠르드족은 인구 3000만~4000만명으로 서아시아에서 아랍인, 튀르키예인, 페르시아인 다음으로 많은 이란계 산악 민족이다. 터키·이란·이라크·시리아 접경 산악지대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으며 독립된 국가를 갖지 못한 세계 최대 민족 중 하나로 꼽힌다.

이라크 내 쿠르드 반군은 반이란 세력 중에서도 조직력과 실전 경험이 풍부하며 수천명 규모의 병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란 서북부 쿠르드 지역과 이라크 북부 국경 일대에서는 쿠르드 무장세력과 이란 보안 당국 사이의 충돌이 반복돼 왔으며, 이란 정부는 이를 분리주의 위협으로 간주해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번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국가 간 대결을 넘어 비국가 무장세력까지 얽힌 다층 전선으로 확대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란 서북부 쿠르드 지역은 역사적으로 반정부 활동이 잦았던 곳인 만큼 외부 지원과 결합될 경우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라크 자치 당국의 공식 부인이 이어지고 있어 실제 작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스라엘의 쿠르드 민병대 지원 사실이 공개 시인된 데다 헤그세스 장관이 제3기관 관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향후 상황 전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