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40년 만에 ‘저지방·식물성 지방’ 위주의 식단 지침을 전면 수정하며, 붉은 고기와 동물성 지방 섭취를 허용하고 설탕과 초가공식품 섭취를 최소화하자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 비만 치료 권위자인 박용우 교수는 이번 개정에 대해 “건강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한 결과”라며 “지방을 무조건 배제하던 과거의 접근에서 벗어나 ‘진짜 음식’을 중심에 둔 점이 의미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방이 오랫동안 ‘건강의 적’으로 인식된 배경에는 1970년대 말 엔셀 키스의 연구가 있다. 박 교수는 “22개국 중 일부 국가 자료만 선별해 발표한 연구가 지방 공포를 확산시킨 불행의 씨앗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박용우 박사는 미국 내 비만 인구 급증의 원인으로 지방이 아닌 설탕과 초가공식품을 꼽았다. 과거 식단 지침들이 설탕 섭취 제한에 미온적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개정안은 첨가당의 위험성을 명확히 경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 식단 지침의 또 다른 핵심은 단백질 섭취 강화다. 과거 하루 6~11회까지 권장되던 곡류 섭취는 대폭 줄이고, 정제 탄수화물 제한과 통곡물 위주 식단을 강조했다.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하루 1.2~1.6g으로 상향돼 기존 권장량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이번 미국 식단 지침은 ‘진짜 음식을 먹어라(Eat Real Food)’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초가공식품을 멀리하고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을 섭취하라는 권고다. 박 교수는 “가공식품 시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 이런 선언은 상당히 과감한 결정”이라며 “비만과 당뇨, 대사 질환의 주범이 무엇인지 명확히 짚은 지침”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장 건강을 돕는 발효식품으로 한국의 김치가 명시된 점도 주목받았다. 박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면역과 염증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라며 김치 섭취의 이점을 설명하면서도 “염장 식품인 만큼 하루 50~100g 정도의 적정량 섭취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떠나 육류와 유제품 같은 ‘진짜 음식’을 먹으라는 이번 지침은 건강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라며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 대사 이상을 일으키는 주범은 지방이 아니라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 가공식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을 위해서는 포화지방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설탕과 초가공식품, 산화되기 쉬운 정제 씨앗 기름부터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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