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5회 동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17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두 도시 이름이 공식 명칭에 포함됐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를 중심으로 6개 권역에서 분산 개최되는 역대 가장 넓은 범위의 올림픽이다. 두 도시는 약 400㎞ 이상 떨어져 있으며, 빙상 경기는 밀라노에서, 설상 종목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각각 열린다.
성화대 역시 밀라노 ‘평화의 아치’와 코르티나담페초 디보나 광장에 각각 설치돼 동시에 점화되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두 개의 성화대가 동시에 불을 밝힌 것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다.
8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개회식은 ‘조화’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아르모니아’(Armonia)를 주제로 펼쳐졌다. 16세기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작품을 재현한 무대로 시작해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를 바탕으로 한 무용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3대 거장 주세페 베르디, 자코모 푸치니, 조아키노 로시니를 상징하는 대형 가면과 음표 모양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무대를 장식했고, 세계적인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대표곡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추모 행사도 진행됐다. 모델들은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런웨이로 변신한 스타디움을 이탈리아 국기 색깔인 초록·흰색·빨간색으로 물들였다.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는 선수 15명을 포함해 총 21명이 입장했다. 이수경 선수단장, 김택수 진천선수촌장 등 체육계 임원들과 이해인·신지아 등 피겨스케이팅 선수들, 최민정을 비롯한 쇼트트랙 6명,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3명이 함께했다.
동시에 밀라노에서 200㎞ 떨어진 리비뇨에서는 스노보드·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들이, 프레다초에서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400㎞ 떨어진 코르티나담페초에서는 스켈레톤 홍수정이 동료의 목말을 타고 국가 명패를 들며 입장했다. 4개 권역에서 총 50명이 ‘분산 개회식’에 참여하는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이번 대회는 오는 22일까지 8개 종목, 16개 세부 종목에서 총 116개의 금메달을 놓고 각축전이 벌어진다. 산악스키가 정식 종목으로 새롭게 합류해 직전 대회인 2022 베이징 올림픽보다 금메달이 7개 늘었다. 92개국 약 29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이탈리아에서 2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다. 이탈리아는 동·하계를 통틀어 네 번째 올림픽을 치른다.

대회 첫 금메달은 7일 오후(한국시간)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10㎞ 스키애슬론 가운데 한 종목에서 나올 전망이다.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은 오후 7시 30분 이탈리아 보르미오 스텔비오 스키센터에서 열린다. 급경사와 고속 구간이 혼합된 코스를 단숨에 내려오는 대표적인 스피드 종목으로, 선수들이 한 명씩 출발해 기록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스키애슬론은 오후 9시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이 종목은 전반 10㎞는 클래식 주법으로, 후반 10㎞는 프리 주법으로 진행되는 고난도 경기다. 모든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는 매스스타트 방식으로 치러져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한다.
이의진(부산광역시체육회)과 한다솜(경기도청)이 여자 스키애슬론에 출전한다. 한다솜은 베이징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고, 이의진은 생애 첫 올림픽에 도전한다.
6개 종목 71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팀 코리아는 금메달 3개 이상, 종합 순위 10위권 재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한국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7위에 올랐으나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14위(금2·은5·동2)로 주저앉았다.
8일에는 이상호가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메달의 물꼬를 터뜨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10일에는 최민정, 임종언 등이 나서는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가 열린다. 조직력과 바통 터치가 강점인 한국 쇼트트랙의 대회 초반 메달 종목이다.
12일에는 정대윤이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 출전한다. 세계선수권 메달 경험이 있어 한국 모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13일은 금메달 2개가 동시에 터질 수 있는 ‘반짝반짝 금요일’이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 나서는 최가온은 이번 시즌 주요 국제대회 3연승을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연패를 노리는 클로이 김(미국)과의 대결이 관심사다. 같은 날 쇼트트랙 남자 1000m에는 임종언, 황대헌, 신동민이 출전한다.
14일에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에서 차준환이,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이채운이, 스켈레톤 남자 종목에서 정승기가 메달에 도전한다.
15일에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김준호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임종언·황대헌·신동민이 나선다. 김준호는 이번 시즌 한국 최고 기록(33초78)을 세우는 등 컨디션이 좋아 포디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16일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김민선·이나현이, 쇼트트랙 여자 1000m에 최민정·김길리·노도희가 출전한다.
18일에는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 김진수 팀과 석영진 팀이 나선다.
19일에는 쇼트트랙 남자 500m에 임종언·황대헌·신동민이, 여자 3000m 계주에 최민정·김길리 등이 출전한다. 여자 계주는 금빛 질주를 펼칠 기량을 갖췄다.
20일에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에서 신지아·이해인이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나선다.
21일은 한국 선수단이 손꼽아 기다리는 ‘골든 데이’다.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최민정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고, 김길리가 경쟁자로 나선다. 남자 5000m 계주는 2006 토리노 이후 금메달이 없어 20년 공백을 끊는 도전이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매스스타트에서는 정재원·박지우 등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은 한국 선수단의 톱10 재진입 여부를 가를 운명의 날이다.
22일 폐막일에는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 김진수 팀과 석영진 팀이 다시 한 번 출전한다. 같은 날 여자 컬링 결승이 예정돼 있어 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할 경우 메달 색깔을 다툰다.
한국은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5위(금6·은6·동2)를 기록했으며, 지금껏 다섯 번 한 자릿수 종합 순위를 달성했다. 17일간의 겨울 축제에서 팀 코리아의 선전이 기대된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