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두 간판 이해인(21·고려대)과 신지아(18·세화여고)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나란히 본선 무대를 확정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였다.
이해인은 18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합산해 총점 70.07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시즌 최고점 67.06점을 한 달 만에 3.01점 차로 넘어서는 ‘시즌 베스트’였다. 전체 29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번째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중간 순위 15명 중 2위에 올랐다.
“올림픽이다 보니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긴장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해인은 “그래도 내가 나를 100% 믿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힘들었을 때 어떻게 훈련했는지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시즌 베스트에는 “각 요소에서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해 노력한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 무대는 이해인에게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그는 2024년 5월 해외 전지훈련 도중 불미스러운 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아 은퇴 기로에 섰다. 이후 법정 다툼 끝에 징계가 무효화되며 빙판에 돌아온 그는 올림픽 최종 선발전을 겸한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밀라노행 티켓을 쥐었다. “종합선수권이 내 인생에서 가장 떨렸던 대회였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다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회상한 그는 “올림픽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신지아는 65.66점을 기록하며 함께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했다. 쇼팽의 ‘녹턴’에 맞춰 연기를 펼친 신지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무난하게 소화했지만, 이어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토루프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다. 나머지 과제들은 흠 없이 마쳤으나 지난 단체전에서 기록한 68.80점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이었다. 신지아는 “연습한 만큼 보여주지 못해 속상하다”면서도 “점프 컨디션은 굉장히 좋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프리 무대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20일 오전 3시 시작된다.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카르멘’을 앞두고 “원조 카르멘이 아니라 생소할 수 있지만, 나만의 카르멘을 통해 이런 연기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