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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갈등, 노노(勞勞) 충돌로 번져

서정민 기자
2026-05-23 07: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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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합의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22일 오후 2시 12분부터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가결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0배에 달한다는 불만이 터지며 디바이스경험(DX)부문을 중심으로 부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최종 표심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0일 도출한 잠정합의안에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최대 5억원 규모 주택자금 대출제도 도입 ▲평균 임금 6.2% 인상(기본 4.1%·성과 2.1%)이 담겼다.

합의안이 확정될 경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기존 성과인센티브(OPI)와 신규 특별경영성과급을 합쳐 연봉 1억원 기준 세전 최대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은 약 2억1000만원 수준이 예상된다.

반면 스마트폰·가전·TV를 담당하는 DX 부문은 실적 부진으로 기존 OPI 지급이 어려워,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사업부와 비교하면 보상 규모가 100배 차이다.

전삼노 수원지부와 동행노조는 수원캠퍼스 정문 앞 기자회견에서 "이번 임금협상은 오로지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성과급 교섭으로 변질됐다"며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키고 재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DX 직원들의 노조 신규 가입도 급증했다. 2600여 명 수준이던 동행노조 조합원은 하루 만에 1만2300여 명으로 약 5배 급증했고, 전삼노 조합원도 1만6000명에서 1만9000명으로 3000명가량 늘었다.

다만 DS 부문 조합원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구조상, 업계에서는 잠정합의안 가결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실제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 수는 초기업노조 5만7290명, 전삼노 8176명 등으로 DS 중심 노조 비중이 압도적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부결 시 나머지 교섭은 집행부에 위임하고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총파업 90여 분을 앞두고 성사된 극적 타결의 열쇠는 '성과배분 1년 적용 유예'였다. 이 절충안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고안해냈다.

사후조정이 결렬되자 김 장관은 대통령 국정성과보고 등 모든 예정 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노사 양측에 연락을 돌려 결렬 4시간 만에 새로운 교섭 테이블을 마련했다. 

협상 막판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거냐"며 격앙된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기다림과 설득을 이어가며 합의를 이끌어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장관과 보좌진들이 '삼성전자 파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표를 쓰자'는 각오로 임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이 꺼낸 '성과배분 기준을 2027년부터 적용해 올해만 적자 사업부 직원도 성과급을 받도록 한다'는 절충안은, 노조에는 조합원 가결을 유도할 유인을, 사측에는 성과주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동시에 제공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노사 임금 다툼을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셧다운 우려는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의 경고로 이어졌고, 한국은행은 18일 총파업 시 GDP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도 차가웠다. 4개 기관이 공동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 '성과에 비해 높은 성과급을 요구한 노조의 문제가 더 크다'는 응답이 77%에 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노조를 직격했다.

한편 잠정합의안 타결 이후에도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주총 결의 없는 성과급 배분은 법률상 무효'라며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방식이 타 기업으로 확산되는 등 이번 사태의 파장은 삼성 울타리 밖으로도 번지고 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되며, 의결권 있는 조합원 과반수 참여·과반수 찬성 시 잠정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사진제공=ai 생성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