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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선수 오현규, 월드컵 영웅 됐다

서정민 기자
2026-06-13 06: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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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 선수 (사진=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등번호 없는 예비 선수였던 오현규가 4년 만에 월드컵 무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체코전 역전 결승골과 함께 과거 일기까지 재조명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었다.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역전 결승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는 오현규였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손흥민의 부상 변수에 대비한 예비 선수 자격으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정식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당시 공개된 일기에는 "모든 선수가 유니폼을 입고 단체 사진을 찍었지만 내 유니폼에는 등번호가 없었다"며 "앞으로 4년간 준비해 당당히 등번호를 달고 오면 된다. 꼭 해내자 현규야"라고 적혀 있었다.

그 다짐은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현실이 됐다. 오현규는 후반 24분 손흥민 대신 투입됐고, 11분 뒤 황인범의 크로스를 왼발로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에서 기록한 값진 한 방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경기 당일 오현규의 몸 상태였다. 대표팀 의무진에 따르면 그는 경기 당일 아침 38도에 이르는 고열과 설사 증세를 보이며 출전조차 불투명했다. 탈수 증상과 월드컵에 대한 부담감이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진의 집중 치료 끝에 상태를 회복한 오현규는 그라운드에 나섰고, 결국 한국에 승점 3을 안기는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그는 "월드컵을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골까지 넣고 승리해 더 행복하다"며 의무진에게 공을 돌렸다.

홍명보 감독의 교체 카드도 주목받았다. BBC 해설위원 출신 클린턴 모리슨은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한 결정이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체코전 승리 이후 오현규는 팬들 사이에서 '무번호 소년의 반전 드라마'로 불리고 있다. 등번호 없이 월드컵 단체사진 뒤편에 서 있던 선수는 이제 대한민국의 월드컵 역전승을 이끈 결승골 주인공이 됐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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