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데뷔 30주년을 맞아 선보인 ‘ONE OF ONE’이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약 120분 진행되는 공연, ‘ONE OF ONE’은 이은결이 30년 동안 구축해온 공연 세계를 하나의 무대에 집약한 30주년 특별 공연이다. 오는 9월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이번 공연에서 눈에 띄는 지점은 마술의 ‘트릭’ 자체보다 관객이 경험하는 무대의 규모와 이미지다. 스크린과 실제 무대가 연결되고, 대형 오브제와 조명·영상 기술이 퍼포먼스와 결합하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공연이 전개된다.
특히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술의 신기함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와 공간을 경험하는 듯한 무대 구성에 대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마술의 결과를 맞히거나 트릭을 분석하는 기존의 관람 방식과 달리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미지와 장면 자체를 따라가게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ONE OF ONE’이라는 제목 역시 이번 공연의 방향성을 함축한다. 공연 측은 ‘ONE’을 단 하나뿐인 오리지널 무대(Origin),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경험(Nevermore), 30년의 베스트를 집약한 특별 에디션(Edition)의 의미로 설명하고 있다.
무대 규모도 30주년 공연의 의미에 맞춰 확장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라는 대형 공연장에 맞춰 무대를 구성했으며, 미국 라스베이거스 기술팀을 비롯한 국내외 제작진의 기술력을 더해 새로운 장면을 구현했다.
공연 소개에서는 장난감이 실제 헬리콥터로 변하고 기차가 스크린을 뚫고 질주하는 등의 장면을 주요 특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은결이 이번 공연에서 보여주는 변화는 ‘마술사에서 일루셔니스트로의 확장’이라는 그의 지난 30년과도 맞닿아 있다.
1996년 마술을 시작한 이은결은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며 국내 마술의 위상을 높였고, 이후 단순히 마술 기술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음악과 조명, 영상, 서사, 무대 연출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여왔다.
이은결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마술을 목적 자체가 아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마술의 기술적 완성도에 머무르지 않고 관객에게 새로운 이미지와 감정을 남기는 ‘일루전’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셈이다.

이번 ‘ONE OF ONE’은 그런 이은결의 30년을 결산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을 보여주는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과거 인기 레퍼토리를 단순히 다시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대형 공연장에 맞는 스케일과 기술을 더해 새로운 장면으로 재구성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어떻게 사라졌는가’ 또는 ‘어떻게 나타났는가’라는 마술의 원리를 좇기보다 무대 위에서 현실의 크기와 공간의 개념이 변하는 순간을 따라가는 경험에 가깝다. 이은결이 그동안 강조해온 ‘상상의 확장’이라는 개념을 공연 전체로 확장한 셈이다.
더해 이은결은 “지난 30년 동안 남들이 만든 마술 도구를 사용하는 대신 세상에 없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왔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단순히 ‘신기하다’는 감정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감정과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도록 일루셔니스트로서 경계를 계속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확실한 방향성을 밝혔다.
단순한 30주년 기념 공연을 넘어 이은결이라는 일루셔니스트가 구축해온 공연 세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내달 6일까지 여정은 계속된다.
윤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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