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아이비가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해 사비 약 1000만 원을 투자하고 50일간 집중 훈련을 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1년 넘는 오디션과 비자 발급 위기를 거쳐 한국인 최초로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과정도 전했다.
아이비는 2012년부터 국내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아 약 600회 공연했다. 코로나19 당시 브로드웨이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영어 실력에 대한 부담으로 도전을 망설였다고 밝혔다.
그는 "영어를 잘 못하다 보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며 "2년 뒤 다시 연락이 왔을 때도 첫마디가 '저 영어 못하는데요'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영어 공부를 시작한 아이비는 세 차례에 걸친 영상 오디션에 도전했다. 록시의 긴 독백과 노래 두 곡, 연기 장면 등을 촬영해 제출했으며, 영어 발음에 대한 지적을 보완하는 과정도 거쳤다.
특히 2차 오디션 이후 6개월 넘게 연락이 없어 탈락을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에 머물던 중 갑작스럽게 3차 오디션 요청을 받아 지인의 도움으로 촬영 장소와 반주자를 구해 영상을 제출했고, 결국 최종 합격했다.
그는 "대사 억양, 발음, 생활 회화, 실전 연기 등을 담당하는 원어민 선생님 9명과 매일 6\~7시간씩 연습했다"며 "50일 동안 학원비만 사비로 900만 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전체 준비 비용은 1000만 원 이상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비는 "학원에서 살았다. 예전에도 이렇게 공부했다면 SKY에 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농담하면서도 "40대 중반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원어민들 앞에서 공연하는 공개 행사에도 참여했다. 그는 "일부러 창피함과 수치심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런 연습 덕분에 브로드웨이에서 덜 떨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연을 앞두고 비자 발급 문제도 발생했다. 8월 17일 첫 공연을 앞두고 8월 3일에야 미국 측 승인이 났고, 한국에서 비자 인터뷰까지 마친 뒤 8월 7일 밤 뉴욕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첫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마무리됐다. 아이비는 "그동안의 모든 고통과 고생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너무 행복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브로드웨이 진출 제안을 받았을 당시 배우로서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고도 고백했다. 나이와 체력, 목소리에 대한 고민으로 새로운 진로를 생각하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아이비는 "내가 꿈을 찾았다기보다 꿈이 나를 찾아와 노크해 준 것 같다"며 "브로드웨이에서 해냈다는 자신감을 다시 찾았다. 죽을 때까지 꿈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이비는 지난 8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미국 뉴욕 앰배서더 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시카고'에 록시 하트 역으로 출연했다.
사진제공=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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