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결혼 연차 40년 동안 쌓인 마음의 상처를 갱년기와 함께 표출하는 아내 때문에 고통받는 남편, ‘육십춘기 부부’가 등장했다.
결혼 전, 매일 아침 출근하는 아내에게 이브 껌을 주며 수줍은 마음을 표현했던 남편. MC 김응수는 “그 시절 이브 껌의 향기는 최고급이었다”며 부부의 달달한 일화에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사소한 일에도 시아버지 앞에서 무릎까지 꿇어야 했던 아내의 고된 시집살이를 얘기해도 그저 못마땅하기만 한 남편. 아내는 이런 남편의 태도에 지난 세월의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울분을 터트렸는데. 과연 ‘육십춘기 부부’의 과거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전통 장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 중인 부부. 아내의 일상은 이른 아침 새벽 등산으로 시작됐다. 매일 뒷산을 타며 요리할 나물과 같은 식재료를 채집한다는 아내. 채집이 끝난 뒤에도 천 평 이상의 텃밭을 방문해 작물을 가꾸는 모습에 MC들은 존경의 눈빛을 보였다. 농사짓는 게 재밌다며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는 아내의 뒤로 느긋하게 농사 도구를 챙겨오는 남편. 여유롭게 일하다 결국, 호미로 감자에 상처까지 내 아내의 불호령을 듣고 마는데. 남편은 아내가 항상 잔소리와 명령조로 말하니 일하기가 싫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 모습을 본 MC 문세윤은 “아내는 일을 하고, 남편은 체험학습 온 것 같다”고 말해 부부의 웃음을 터트렸다. 아내는 밭일 뿐만 아니라 식당 일에도 남편이 지나치게 느긋하다며, 커피와 흡연을 즐기는 테라스에 자주 앉아 있어 ‘고자리’라는 별명으로 남편을 부른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남편의 의지로 시작된 식당이었으나, 정작 아내가 요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식당 일을 지금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아내. 부부가 함께 식당을 운영한 건 7년이지만, 남편이 식당 일을 도와준 건 겨우 3년이라며 이제껏 쌓아온 억하심정을 갱년기와 함께 폭발시켰다.
그러나 남편은 오랜 시간 참고 견뎌왔다는 아내의 말에 지금은 잘 도와주고 있지 않냐며, 과거 이야기를 그만 꺼내라고 손사래까지 쳤는데. 또한, 아내가 갱년기를 무기 삼아 자신에게만 쏘아붙이듯 말하는 등 예민하게 군다며 서운함을 표현하는 남편. 그러자, 아내는 “내가 갱년기를 무기로 쓴다고 말할 때마다 기분 나쁘다”며 힘든 처지를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에게 언성을 높였다.
시도 때도 없이 체온이 변화하고, 우울증과 무기력증, 불면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 역시 한 겨울에도 땀을 흘리고,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다며 갱년기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갱년기는 “누군가는 괴롭고, 누군가는 잘 넘어갈 수 있어 알 수 없는 게 갱년기”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로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어 남편의 모든 행동에 거부감이 든다고 말한 아내. 이에 오은영 박사는 갱년기가 오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과 관련 있는 여성 호르몬에 변화가 오기에 감정 기복, 관절 통증, 수면 장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갱년기로 인해 생기는 몸의 고통이 많기에 배우자와의 소통을 통해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아내는 굉장히 실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인 반면, 남편은 체면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녹화 당일, 양말까지도 신경 쓸 만큼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에 아내의 고생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여러 사람 앞에서 아내가 잘못을 꼬집으면 부끄러워진다는 남편. 오은영 박사는 체면이 깎인 남편이 화가 나 소리를 높이면 아내는 ‘나의 노고를 몰라 주는구나’라고 생각해 싸움이 벌어지는 거라며 서로를 할퀴는 악순환 소통은 그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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