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더 섬뜩해진 사토

송미희 기자
2026-10-25 09:06:55
기사 이미지
‘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더 섬뜩해진 사토 (제공: tvN)


배우 진선규가 차분한 말 한마디로 상대를 무릎 꿇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가족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사토의 잔혹함을 그려내며 ‘100일의 거짓말’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권력 앞에서는 모욕을 삼키면서도 자신의 권위 아래 놓인 이들에게는 냉혹한 모습을 보이는 사토의 이중성이 진선규의 섬세한 연기로 살아났다.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 5회에서 사토 신이치 역을 맡은 진선규는 암살 시도를 역이용하는 냉철함부터 권력 내부에서 겪는 굴욕, 상대의 가족까지 위협하는 비정함을 오가며 인물의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이날 사토를 노린 구국단의 작전은 참혹한 결과로 돌아왔다. 사토가 타고 있어야 할 차 안에는 결박당한 정엽이 있었고, 현장에 매복한 경찰들의 공격으로 철룡이 목숨을 잃었다. 현장에 도착한 사토는 철룡의 시신을 내려다보며 “이 인연도, 여기서 끝이라고 해야겠군”이라고 읊조렸다.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그는 “남은 잔당을 모조리 체포해 구국단의 뿌리를 뽑아라”라고 명령하며 냉혹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나 타인을 압박하던 사토 역시 권력의 위계 안에서는 모욕을 피할 수 없었다. 총독은 치안 문제를 질책하며 사토가 조선에서 태어났다는 사실까지 들춰냈고, 회의실을 나온 뒤에도 그의 출신을 깎아내리는 대화가 이어졌다. 이를 들은 사토는 굳은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 진선규는 겉으로는 예의를 지키면서도 순간적으로 굳어지는 표정과 억눌린 몸짓으로, 정무총감이라는 지위로도 지울 수 없는 멸시와 그 안에 쌓인 분노를 표현했다.

취조실에서는 사토의 위압감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후쿠다가 태웅의 뺨을 때리고 출신을 모욕하자, 문밖에서 이를 듣던 사토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던 말 계속해 보지”라는 차분한 한마디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어 “히데오가 내 진짜 아들이 아니라면…뭐지?”라고 묻자 후쿠다는 무릎을 꿇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 진선규의 절제된 연기가 사토의 권위를 부각했다.

가경을 대하는 정중한 태도 뒤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었다. 사토는 가경에게 “실례가 많았군”이라고 사과한 뒤 태웅에게 귀가를 맡겼지만, 두 사람이 자리를 뜨자마자 후쿠다의 뺨을 후려쳤다. 이어 가경이 미국 기자와 연결된 인물임을 상기시키며 외신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의 바른 태도와 거침없는 폭력, 그 이면에 자리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사토의 이중성이 선명해졌다.

사토의 잔혹함은 석중과 병순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병순의 신원이 확인되자 곧바로 처자식을 데려오라고 지시한 그는 “눈앞에 처자식을 매달아 놓아도 입을 계속 다물지 궁금하군”이라며 무표정한 얼굴로 압박을 이어갔다. 석중에게도 가족의 목숨을 거론하며 자백을 종용했다. 상대의 고통 앞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은 타인의 고통마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토의 비정함을 극대화했다.

진선규는 사토가 마주한 상대와 상황에 따라 표정과 태도를 달리하며 인물의 모순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총독 앞에서는 모욕을 삼키며 감정을 억누르지만, 자신의 권위를 확인하는 순간에는 침묵과 차분한 시선만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석중을 심문하는 장면에서는 가족을 위협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태도를 유지해 서늘한 긴장감을 더했다. 권력 앞에서는 굴욕을 견디고 자신의 권력 아래 있는 이들에게는 공포를 안기는 사토의 두 얼굴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한편,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송미희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