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이후 줄곧 ‘액션 퀸’이라 불리며 스크린을 장악한 배우 윤소이. 강렬한 눈빛과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로 존재감을 각인시켜 온 그가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26년 차 배우로 또 다른 깊이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생은 결국 ‘타이밍’이라고 말하는 윤소이. 조급해하기보다 기회를 겸허히 기다릴 줄 아는 단단함을 갖게 된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워킹맘으로서의 일상과 함께 타인의 평가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진심을 털어놓았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요즘은 육아에 집중하며 지내고 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 있는 시간에는 개인적인 일들을 보고, 하원 이후에는 대부분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 육아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든 스케줄이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Q. 워킹맘으로서의 삶은 어떤가

Q. 남편과의 육아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나
“남편은 뮤지컬 배우라 공연 일정이 늘 고정돼 있고, 스케줄 특성상 육아에 많은 시간을 쓰기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육아 참여 비율을 따지면 현실적으로 8대 2 정도 된다. 그만큼 육아에 대한 결정권과 책임이 나에게 있는 편이라, 남편은 내 결정을 묵묵히 존중해 주는 편이다”
Q. 배우 부부로서의 장점은 무엇인가
“같은 직업이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둘 다 프리랜서라 수입이 불규칙하다는 불안함은 있지만, 장점이 훨씬 크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배우들끼리의 문화나 회식, 동료들과의 연락에 대해 서로 전혀 묻지 않는다. ‘지난 작품을 함께한 팀인가 보다’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 필요할 때는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방향을 잡아줄 수 있다는 점도 큰 힘이 된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가 백일쯤 됐을 때 드라마를 시작했는데, 밤샘 촬영을 하며 돌이 된 아이를 보니 미안함이 크더라. 그래서 36개월까지는 곁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다시 시작하려니 드라마 시장 여건이 너무 안 좋아져 있었다. 내가 원할 땐 아이가 어렸고, 이제 준비가 되니 시장이 좁아진 상황이라 겸허하게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내가 일을 해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다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Q. ‘윤소이’ 하면 역시 액션 아닌가. 다시 도전할 생각은?
“사실 액션은 내 선택이라기보다 신인 시절 회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거였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 계속 이어오긴 했지만, 이제 내 나이가 마흔세 살이다(웃음). 와이어를 타고 화살을 쏘는 거짓말 같은 액션은 이제 나이와 맞지 않는 것 같다. 대신 머리채를 잡고 싸우거나 바가지를 던지는 현실적인 생활 액션은 언제든 자신 있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억척스러운 아줌마 역할이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해보고 싶다. 예전에는 화면에 예쁘게 나오는 것에 집착했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그런 창피함이 다 사라졌다. 내 아이에게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는 게 중요할 뿐, 연기로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다. 아줌마 특유의 뻔뻔함과 확장된 경험치로 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20대 후반, 큰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고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시작한 게 오히려 양날의 검이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데 이상은 높았고, 주인공 타이틀을 내려놓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정도 활동하며 그 괴리를 견디다 보니 이제는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타인의 평가보다는 스스로에게 솔직한 연기를 하고 싶다”
Q. 평소 관리 비법이 궁금하다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피부과나 에스테틱은 꾸준히 다니는 편이다. 운동은 요즘 배드민턴에 푹 빠져 있다. 예전에는 회원권이 아까워 억지로 헬스를 하기도 했는데, 남편이 ‘인생은 짧으니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요즘은 내가 해보고 싶던 운동, 배우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보며 지내고 있다”
Q.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언제든 현장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음 달 성수동에 작은 한식당을 오픈한다. 아이가 유치원에 있는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됐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아이에게 좋은 거울이 되는 어른이 되고 싶다. 아이가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부모인 내가 먼저 모범이 되어야겠더라. 연기에서도 삶에서도 사람 냄새가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그런 편안한 사람이자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