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식시장 호조로 국민연금이 높은 투자수익률을 이어가면서 기금 소진 예상 시점이 최장 7년가량 늦춰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기금운용의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수익률 제고뿐 아니라 기금 감소 국면에 대한 대비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특히 국내주식 평가액이 263조7000억원에서 320조9000억원으로 57조원 넘게 늘어나면서 전체 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석 달 만에 18.1%에서 21.1%로 3%포인트(p) 올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강세가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이달 18일 발표한 '기금운용실적 개선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재정수지 적자 전환 시점을 기존 2048년에서 2050년으로, 기금 소진 시점은 2065년에서 2069년으로 각각 늦춰 전망했다.
2025년까지의 적립금 증가분이 재정추계의 출발점이 되면서 소진 시점이 4년 밀린 것이다. 정부는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1차관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전 재정추계 때 고갈 예상 시점이 2071년이었으나, 올해 수익을 많이 내 잠정적으로 7년 정도 더 늦춰졌다"고 밝혔다.
다만 기금 고갈 시점이 늦춰졌다고 해서 재정 안정성이 확보된 것은 아니라는 경고도 나온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2022년(-8.22%), 2018년(-0.92%), 2008년(-0.18%) 등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도 있었다.
김우림 예정처 사회비용추계과 분석관은 "안정적인 4.6% 수익률과 마이너스가 포함된 평균 4.6%는 다르다"며 "경제 충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수익률 변동에 따라 기금운용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스피 급등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30%에 근접하면서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압박도 커지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대폭 올리고 유예 조치를 6월 말까지 적용했으나, 주가 급등으로 허용 상단을 초과한 상황이다.
7월부터는 자산 배분 기준이 재적용됨에 따라 50조원 규모의 순차적 주식 매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기금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 누적 순매도액은 2조2950억원에 달한다.
보험료 수입 증가 속도를 급여 지출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어 장기 재정 부담은 여전하다. 예정처는 재정 흑자가 유지되는 현 시기에 운용 성과를 통한 자산 축적이 장기 안정성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049년 이후 기금 감소 국면 진입을 대비한 자산 재조정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