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폴란드에서 잇따른 수주 재료를 내놓으며 국내 방산 대표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육군이 이달 차세대 차륜형 자주포(MTC) 개발 사업의 시제품 제작 업체를 선정한다.
MTC 사업은 미국 육군이 운용 중인 노후 155㎜ 견인포 M777을 대체하기 위한 포병 현대화 프로젝트다. 미국 육군은 이달 시제품 제작 및 시험평가 대상 업체를 선정한 뒤 성능 검증을 거쳐 최종 양산 사업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양산 규모가 500문 이상, 사업비는 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를 통해 K9 자주포의 차륜형 모델 'K9MH'를 제안했다. 완전 자동화 포탑을 적용한 차세대 모델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첨단 제조기술, 현지 일자리 창출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앨라배마주 오펄라이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해 K9MH 성능시험과 통합·시험시설로 쓸 계획이며, 아칸소주에서는 약 13억달러 규모 탄약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자주포와 탄약을 아우르는 미국 내 생산·공급망을 구축해 북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은 유럽 시장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내 생산 기반과 공급망 구축, 성능, 납기 대응 능력이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히는 데다, 미국이 동맹국 생산 역량을 자국 공급망에 편입하려는 기조에 맞춰 한화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방산 분야에서는 육군의 차세대 공지통신무전기 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미군·나토의 차세대 통신 표준인 '새턴' 무전기를 신규 개발해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새턴은 적의 전파 교란을 무력화하고 도청을 차단하는 디지털 주파수 기술로, 기존 무전기가 전파 방해와 감청에 취약해 도입이 시급했던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기존 장비의 소프트웨어 개조 방식을 제한하면서 완제품 확보로 전략이 바뀌었고, 이에 따라 400억원대였던 사업비는 4300억원 규모로 10배 이상 늘었다.
한화시스템은 군 항공기용 새턴 사업 수주 노하우와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와의 기술 협력, 해군 함정 전투체계 연동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LIG D&A는 지상·차량용 전술통신 인프라를 앞세워 맞서는 구도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국내 군 통신 현대화의 주도권은 물론 해외 수출길 확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폴란드에서는 이미 실질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 WB그룹의 합작법인 미사일 공장이 첫 삽을 떴다.
지난 2일 폴란드 서부 고주프비엘코폴스키에서 폴란드 역사상 최초의 'CGR-080' 유도미사일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한 사전 착공 작업이 공식 시작됐다.
CGR-080은 239㎜ 구경에 사거리 80㎞인 정밀 유도미사일로, 폴란드가 대규모 도입한 K239 천무(호마르-K)에 탑재되는 핵심 화력이다.
공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분 51%)와 WB일렉트로닉스(지분 49%)가 세운 합작법인 '한화 WB 어드밴스드 시스템'이 이끈다.
이번 착공으로 폴란드는 단순 구매국을 넘어 나토 동부 전선과 범유럽 시장을 겨냥한 K-방산의 유럽 핵심 생산 허브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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