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무생이 ‘100일의 거짓말’에서 김현주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그려내며 극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유필립의 마음은 유소란과 함께하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경성역에서 유소란을 발견한 그는 곧바로 달려가 품에 안으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이후 유소란이 총 대신 글로 조선의 현실을 알려달라고 부탁하자, 남편이라는 관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들이 말하는 ‘우리’에 속할 수 없다는 사실에 눈시울을 붉혔다.
총격전으로 다친 유소란을 마주했을 때도 걱정과 안도감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유소란의 방식이 자신과 다르더라도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부탁받은 역할을 해내려는 태도에서 유필립의 마음이 전해졌다.
유필립의 사랑은 쉽게 드러내지 않는 태도에서도 더욱 선명해진다. 김태웅(박진영 분)과의 술자리에서 진심을 묻는 질문에 웃음을 거두고 한순간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 없다고 답하는 장면은 유소란을 향한 그의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평소에는 능청스럽고 여유로운 태도로 속내를 감추지만, 사랑에 관한 질문 앞에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진심을 드러내는 유필립의 모습이 그의 순애보를 한층 애틋하게 만든다.
유소란 앞에서는 다정한 유필립이지만, 이가경(김유정 분) 앞에서는 냉철하고 단호한 면모를 드러낸다. 독립운동에 관심이 없다며 자리를 떠나려는 이가경에게 권총을 겨누며 경고하는 등 뜻을 지키기 위해서는 물러서지 않는 강단을 보여준다. 반면 김태웅 앞에서는 능청스러운 여유가 돋보인다. 이가경과 함께 있는 모습을 김태웅에게 들키자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과장되게 가다듬으며 어색한 웃음으로 상황을 넘기는 등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와 미묘한 온도 차가 유필립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또한 상대와 상황에 따라 연기 완급을 달리하며 유필립의 여러 얼굴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다정한 순간에는 부드러운 눈빛과 여유로운 말투로 따뜻함을 전하고,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에서는 단단한 시선과 망설임 없는 행동으로 인물의 강단을 드러낸다. 다정함과 카리스마, 진중함과 유머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이무생의 연기 변주는 유필립의 매력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이처럼 이무생은 절제된 눈빛과 밀도 있는 감정 표현으로 유필립의 깊고 애틋한 사랑을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과 시대적 아픔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강단까지 갖춘 유필립은 순애보 캐릭터의 계보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유필립의 순애보를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내고 있는 이무생이 남은 이야기에서 보여줄 모습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 이무생이 출연하는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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