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옹화마을 이장 정상훈의 눈물 나는 정관수술기를 그리며, 빵빵 터지는 웃음과 함께 포문을 열었다.
MBC 2부작 단편드라마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가 7월 5일 첫 방송됐다. 충청도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정감 가는 캐릭터들과 적재적소 녹여낸 코믹 코드, 경쾌하게 진행되는 극 전개를 주무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1회에서는 옹화마을 이장 정자왕(정상훈 분)이 동네 최고의 카사노바 견 백구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마을 어디를 가도 백구의 새끼들로 가득해 민원이 빗발쳤고, 마을 특산품인 마의 판매 저조도 걱정을 더했다.
정자왕은 춘심(김영옥 분)이 백구에게 마를 먹인 것을 떠올리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정력왕 백구를 ‘세상에 그런 일이’에 출연시키는 것이었다. 정력에 좋은 마도 홍보하고, 방송 출연으로 백구 중성화수술도 시키고 일석이조 방법이었다.
마을이 개판으로 난리가 난 가운데, 정자왕은 고추판에 파묻히는 꿈을 꿨다. 이 꿈은 아내 임신애(전혜빈 분)의 태몽이 됐다.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데, 아들 쌍둥이까지 임신한 것. 마을 사람들은 “백구가 아니라 이장이 묶어야 되는 거 아니여?”라며 웅성거렸고, 정자왕은 “백구도 안 묶는디 내가 왜 묶어!” “왜 내 씨를 말리려고 햐”라며 울상 지었다.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정관수술을 해야 했지만, 정자왕의 고민은 깊어졌다. 그를 위해 절친 덕삼(이중옥 분)과 비뇨기과 의사 현철(이지훈 분)이 뭉쳤다. 알고 보니 이 둘은 정관수술 경험자였고, 세 사람은 아내들이 조리원 동기 모임을 하듯 ‘중성화 동기’ 모임을 결성했다. 덕삼은 “잘못되면 고자밖에 더 되겄어?”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던졌고, 정자왕은 결국 수술을 결심했다.
복철은 돈가스를 사준다는 할머니 춘심의 거짓말에 속아 포경수술을 했던 것. 한 명은 묶고 한 명은 잡고, 두 사람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끈끈한 동지가 됐다. 덜컹거리는 차에서 내린 정자왕과 복철이 함께 아픔을 나누며 힘들게 걸어가는 장면이 최고의 1분(분당 최고 시청률 5.2%)을 장식했다.
마을에서는 큰 일을 치른 정자왕과 복철을 위해 축하 잔치가 펼쳐졌다. 여기에 백구의 중성화수술을 반대하던 춘심의 허락이 떨어지며, 다음날 방송 촬영까지 예정돼 있었다. 마을의 경사 속 정자왕과 복철만 수술을 앞둔 백구를 안쓰럽게 바라봤다.
혼자 남은 정자왕은 인삼주를 마시고 취한 채 백구에게 “뒤지게 아플텐디” “넌 아직 희망이 있구먼. 지들이 뭔데 하라 마라여”라고 눈을 번뜩였다. 다음날 ‘세상에 그런 일이’ 팀이 촬영을 왔고, 개 집에서 백구가 아닌 정자왕이 개처럼 기어 나왔다. 어리둥절한 정자왕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 사라진 백구의 행방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웃다 보니 시간이 순간 삭제되는 마력의 드라마였다. 2023년 MBC 극본공모전 단편 최우수작에 빛나는 이 작품은 말맛 나는 대사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예능 작가 출신의 노예리 작가는 충청도 특유의 해학과 유머가 담겨 있는 대사로 순간순간 웃음을 선사했다. 김영재 감독은 ‘아들 부자’ 정자왕이 고추에 파묻히는 장면, 벌초를 하는 정자왕의 모습과 교차되는 정관수술 장면 등을 위트 있게 연출하며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은 드라마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정상훈은 마을 이장 그 자체였다. 충청도 사투리 말맛을 살리는 것은 물론, 콩트에서 다져온 연기력을 발휘하며 극에서 날아다녔다. 정관수술 장면에서 “이제 지도 끝났슈!”라고 말하며 눈물을 또르륵 흘리는 그의 웃픈 연기는 코믹함을 배가시켰다. 출산 후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전혜빈도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사자후를 내지르거나, 남편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모습 등 코믹한 활약을 펼쳤다.
첫 방부터 웃음을 빵빵 터뜨린 MBC 2부작 단편드라마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2회는 6일(토) 밤 9시 50분 방송된다. 2회에서는 백구 찾기에 혈안이 된 ‘차기 이장 후보’ 정자왕과 덕삼의 경쟁이 벌어진다. 그 가운데 임신애가 또 임신을 하며 멘붕이 온 정자왕의 모습도 예고돼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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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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