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전 한 달째를 맞은 미·이란 전쟁이 핵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조기 종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AP통신과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파키스탄을 중재국으로 이란 측에 15개 항으로 구성된 종전 조건을 전달했으나, 이란이 이를 거부하고 자체 역제안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에 반발해 독자적인 역제안을 국영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이란 고위 관리들에 대한 살해 중단, 향후 침략 방지 보장, 전쟁 배상금 지급,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인정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국영 프레스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결 시점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내건 조건이 충족될 때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군부와 외교부는 협상 자체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란군 통합 지휘기구인 하탐 알안비야는 25일 “미국과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라고 밝혔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같은 날 “진행 중인 대화는 없다”고 못 박으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의 평화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대화의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협상 중재를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파키스탄에 이어 튀르키예도 회담 장소 제공 의사를 밝혔다. 유엔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장 아르노 전 아프가니스탄 특사를 이란 특사로 파견하며 “외교가 승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오는 28일로 한 달째를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48시간 최후통첩을 날렸다가 23일 이를 5일 유예하며 ‘협상 진행 중’을 선언했지만, 이란이 협상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상황은 혼란스럽다. 유예 기간은 27일 만료된다.
이번 협상의 향방은 이란의 권력 구조가 관건이다.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개 석상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서방 전문가들은 이란의 의사결정 구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 외교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강경 항전 의지를 고수할 경우 전쟁은 장기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