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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혼외 관계가 파탄 원인”…최태원 “가치관 차이”엇갈린 주장

서정민 기자
2026-08-06 06: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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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이혼 타임라인. 


1988년 '세기의 결혼'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법적 부부 관계가 37년 만에 종착점에 다다랐다.

5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 관장 측이 오는 15일 재상고 기한까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으면 두 사람의 법적 관계는 완전히 종결된다. 남은 것은 재산분할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두 사람의 혼인 관계는 오래전부터 실체를 잃은 상태였다. 판결문과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갈등의 시작은 1998년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별세 전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부모의 잇따른 별세로 상실감을 느꼈지만 노 관장에게 충분한 위로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최 회장이 구속되면서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2005년부터 사실상 파경 상태에 접어들었다. 한집에 살면서도 침실과 생활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는 '한 지붕 별거'가 시작됐고, 법적 부부라는 꼬리표만 남긴 채 실질적인 부부 관계는 소멸했다.

결정적인 균열은 2011년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였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이 청와대 고위 인사를 통해 수사를 청탁했다고 주장했고, 노 관장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옥바라지를 통해 가족을 추슬렀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은 2011년 9월 자택을 완전히 떠나 별도 거처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2015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는 노 관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최 회장의 사면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

노 관장은 당시 사면 반대 의혹을 부인했으나, 2017년 국정농단 사건 재판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최 회장은 그해 12월 한 언론에 혼외자의 존재와 이혼 의사를 공개하며 파경을 공식화했다.

법적 절차는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됐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맞소송을 내고 SK 지분 절반에 해당하는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노 관장 측은 혼인 파탄의 원인이 가치관 차이가 아닌 최 회장의 혼외 관계에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며, 30년 넘게 세 자녀를 양육하고 남편의 경영 활동을 뒷받침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1심과 항소심 모두 혼인 파탄의 책임을 최 회장에게 물었지만, 재산분할 액수는 1심 655억원에서 항소심 1조3808억원으로 크게 엇갈렸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재산분할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혼과 위자료 부분은 이때 확정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혼인 기간 중 형성된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하고, 노 관장의 기여도를 3분의 1로 산정해 최 회장이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선고 직후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약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이후에도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막는 현행 유책주의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37년 법적 부부 관계는 21년의 파경 기간과 9년의 법정 다툼 끝에 재산분할 9440억원 판결로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사진=AI 생성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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