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진선규가 ‘100일의 거짓말’에서 상대의 허점을 놓치지 않는 치밀함과 순간마다 달라지는 표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날 사토는 가경의 영어 실력을 칭찬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부드러운 말투와 달리 대화의 목적은 상대를 검증하는 데 있었다. 금석중의 통역을 맡았던 당시를 언급한 그는 통역 경험이 많다던 가경이 긴장한 탓에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자 답변의 허점을 곧바로 짚었다. 가벼운 안부처럼 시작된 대화는 순식간에 벗어나기 어려운 압박으로 바뀌었다.
진선규의 변화무쌍한 표정 연기는 이 장면에서 더욱 돋보였다. 칭찬할 때는 미소 속에 탐색하는 눈빛을 숨겼고, 가경의 말에서 모순을 발견하자 예리한 시선을 드러냈다. 가경이 해명하려는 순간에는 오히려 여유롭게 웃으며 긴장했을 법하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상대의 반응을 끌어낸 뒤 자신의 의심은 웃음 뒤에 감추는 사토의 치밀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가경과의 대화를 마치고 집무실을 나서는 순간에는 친절했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진선규는 짧은 표정 변화만으로 사토가 타인에게 보여주는 모습과 감춰둔 본심 사이의 거리를 드러냈다. 방금 전의 미소까지 되짚게 만드는 연기는 사토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했다.
연회장에서 유소란(김현주 분)을 대하는 태도도 잔혹했다. 사토는 아이를 잃은 일을 언급하며 유감을 표하고, 부모에게 가장 큰 아픔일 것이라는 말을 건넸다. 진선규는 위로하는 듯한 표정과 예의를 갖춘 태도 안에 가해자의 태연함을 담아냈다. 상대의 고통 앞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얼굴은 소란의 동요와 맞물리며 장면의 잔인함을 부각했다.
집무실에서는 억눌렀던 분노가 폭발했다. 태웅의 뺨을 때린 사토는 이름을 부르며 질책한 뒤 권총을 건네고 연회에 휴대하라고 명령했다. 진선규는 공개된 자리에서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던 모습과 아들을 거침없이 몰아붙이는 모습을 선명하게 대비했다. 아들의 괴로움보다 자신의 권위와 통제를 앞세우는 사토의 냉혹한 면모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방송 이후 진선규의 다채로운 표정 변화와 치밀한 인물 표현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웃으면서도 의심을 거두지 않는 시선, 상대의 답변을 놓치지 않는 집요함,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들 앞에서 드러나는 분노가 맞물리며 사토의 위협적인 존재감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었다.
한편,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송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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