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트로트계는 그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전통 강자들의 논란과 함께 그들의 인기가 하락세를 보인 반면, 새로운 스타들이 급부상하며 세대교체의 기틀을 마련했다. 트로트 팬들은 이번 한 해를 두고 '변화의 시작'이라 평가하며, 2025년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2024년은 트로트계를 대표하던 가수들이 각종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해였다.
올해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는 김호중의 음주뺑소니 논란이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지난 5월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반대편 도로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그는 사고 직후 자신의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를 시키면서 사건 은폐 의혹까지 불거져 대중의 큰 실망을 샀다.
팬들과의 신뢰를 잃은 김호중은 연말 예정되어 있던 콘서트를 전면 취소했고, 주요 방송사와 협찬사들도 그의 활동을 중단했다. 한때 ‘트바로티’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그의 하락세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임영웅, “왜요” 발언
국민 트로트 스타로 자리매김했던 임영웅은 올해 예상치 못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7일 임영웅은 한 팬과의 SNS 다이렉트 메시지(DM)에서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나요”라는 답변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겸손함으로 사랑받았던 그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태도가 비판을 받으며, 그의 인기도 급격히 하락했다.
장윤정, 립싱크 의혹
트로트 여왕으로 군림하던 장윤정도 올 한 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장윤정은 지난 8월 인천 서구 왕길역에서 열린 축제 무대에서 히트곡 ‘꽃’, ‘옆집누나’, ‘사랑아’ 등을 선보였지만 일부 팬들은 그녀가 립싱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팬들은 행사 당시 그녀의 입 모양과 음악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행사비를 받고 립싱크를 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장윤정 소속사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서며 “댄스곡에 한해 목소리가 반주에 깔린 음원을 틀고 라이브로 노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특히 오랜 시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윤정에게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충격이 컸다.
반면, 논란의 와중에서도 새로운 스타들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트로트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
2024년, 가수 이찬원은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와 탄탄한 노래 실력으로 올해 트로트계를 휩쓸었다. ‘찬또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음악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활약하며 대중성과 실력을 겸비한 스타로 자리 잡았다.
이찬원은 지난 4월 두 번째 미니앨범 '브라이트;찬'(bright;燦)을 발매하며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뽐냈다.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자신의 생각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타이틀곡 '하늘 여행'으로 각종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전국투어 콘서트 '찬가(燦歌)' 역시 전국 매진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찬원은 예능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올해 그는 KBS 예능 '불후의 명곡'은 물론 '하이엔드 소금쟁이' '편스토랑' 등에 출연했다. 지난 10일엔 의학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셀럽병사의 비밀'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지난 9월에 선보인 '추석특집쇼 이찬원의 선물'은 전국 가구 시청률 7.4%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정동원, JD1으로 새로운 도약
가수 정동원이 부캐릭터 ‘JD1’로 활동하며 기존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새로운 재능을 선보이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
특히 정동원은 지난해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논란을 극복하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동안 대중에게 어린 트로트 스타로 기억되던 그는 이번 활동을 통해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며 새로운 도약을 알린 것이다.
올해 1월, 정동원은 ‘JD1’이라는 부캐릭터를 통해 기존의 트로트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선보이며 컴에 성공했다. 특히, JD1로 발표한 곡들은 팝, 발라드, 힙합 등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 작품으로 구성되어, 대중의 관심과 호평을 이끌어냈다.
정동원은 음악 활동 외에도 ENA '시골에 간 도시Z'를 비롯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SNS와 유튜브를 활용해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며 진심 어린 소통을 이어갔다.
정동원의 행보는 단순한 사과와 반성에 그치지 않고, 음악적·예술적 성장을 통해 대중에게 신뢰를 회복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무대 위에서 한층 성숙해진 퍼포먼스와 깊어진 감성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했다.
지난 18일 개봉한 정동원의 콘서트 실황 영화 '정동원 성탄총동원 더 무비'는 빠른 속도로 전석 매진을 기록, 개봉 전부터 순탄한 시작을 알렸다.
영탁, 음악성과 예능감의 완벽한 조화
영탁은 트로트의 틀을 넘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며 트로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9월 발매한 새 미니 앨범 ‘SuperSuper’는 전통 트로트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초동 앨범 판매량으로만 약 53만 장을 돌파하며 3연속 하프 밀리언셀러 기록으로 건재한 인기를 입증했다.
그는 예능에서도 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이어갔다. 그는 '구해줘 홈즈',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해 특유의 유쾌함과 진솔함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팬층을 더욱 넓혔다.
현재 ‘2024 영탁 단독 콘서트 “TAK SHOW3”’ 투어를 돌며 전국 각지의 팬들을 만나고 있어 연말까지 꽉 찬 인기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는 논란 속에서 기존 스타들의 하락세와 신예들의 부상은 트로트계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했으며, 젊은 스타들은 전통 트로트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유진은 청아한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트로트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특히, 그녀의 무대는 세련된 편곡과 완벽한 라이브로 찬사를 받으며, 팬덤을 급속히 확대했다.
배아현은 전통적인 트로트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더한 무대로 주목받았다. 그녀의 진정성 있는 노래는 트로트 본연의 매력을 재조명하며 세대 간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2024년은 트로트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해였다. 논란으로 인해 기존 강자들의 입지가 흔들렸지만, 그 틈새를 새로운 스타들이 메우며 세대교체가 본격화되었다.
대중은 이제 더 나은 음악성과 진정성을 갖춘 가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2025년, 트로트계는 더 큰 변화와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 떠오르는 스타들이 기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그리고 논란에 휘말린 스타들이 재기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를 기점으로 트로트는 또 다른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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