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해 12월 24일,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에 도달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기록한 사례로,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문화 소비 구조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진행된 ‘최애 수록곡 대전’에서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사건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1만여 표 차이로 이루어진 이번 결과는 중장년층 팬들의 열정적인 참여와 구매력이 반영된 사례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는 문화적 소비 패턴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노년층이 가족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소비 패턴을 보였다면, 현재의 중장년층은 개인적인 만족과 여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소비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음악, 공연, 여행, 건강관리 등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이며,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지면서 OTT 시청, 온라인 투표, SNS 활동 등에서도 젊은 세대 못지않은 활발한 참여를 보이고 있다.
임영웅을 비롯한 트로트 스타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음악 산업에서의 인기뿐만 아니라 초고령 사회의 새로운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키며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트로트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 간의 문화적 간극을 좁히고, 소비와 문화적 참여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약 11.9%가 학습활동(건강관리, 문화예술, 정보화 등)에 참여하며, 노인의 68.8%는 “나 자신을 위한 시간과 돈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노년층의 소비가 점차 개인적인 만족과 자기 계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영웅의 성공은 단순히 그의 음악적 재능과 팬덤의 결속력에 그치지 않는다. 초고령사회의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주체적으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초고령 사회에서 트로트는 단순한 음악을 넘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문화적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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