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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논산시 양촌면 찾아가는 양조장 여행

김도윤 기자
2024-01-18 09:28:01

찾아가는 양조장이 면 단위에 둘이나 있기가 쉽지가 않다. 충북 영동이나 경북 영천 같이 포도밭이 밀집한 곳에는 양조장이 밀집하게 마련이긴 하지만 읍면단위에 찾아가는 양조장이 두 곳 이상 선정된 곳은 없다.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은 두 곳의 찾아가는 양조장이 있다. 그것도 하나는 전통적인 막걸리와 맑은술을 양조하는 곳이고 또 한 곳은 감와인을 만들고 그 술을 증류해서 소주와 보드카를 만드는 곳이다. ‘밝은 햇빛 드는 곳’이라 하여 양촌(陽村)이라는 이곳은 이제 술의 명소이기도 하다.



1920년부터 가내양조업으로 시작해서 1931년 현재 자리에 자리를 잡은 이래 대를 이어 술을 빚고 있다. 오래된 건축물을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당시 전형적인 양조장의 구조를 볼 수 있는 귀한 곳이다.

발 밑으로 술이 익는 숙성고를 배치한 것이나 서까래의 소화6년(1931년)이라는 상량시기가 남아있는 것도 볼 수 있고, 일제시대부터 내려오는 숙성용 독이나 오동나무 입국상자 등의 유물들도 가까이 접할 수 있다. 투어를 통해서 이런 유물들과 얽힌 이야기들, 주세법의 변천, 양조장 집안의 가족사 등을 들을 수도 있어서 술공부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공간이다.

출하장 역할을 하던 양조장 공간을 카페로 바꾸어서 시음이나 체험 교육도 하고 있고 술과 지역농산물도 판매한다. 유서 깊은 양촌막걸리와 근래 대인기인 우렁이쌀 청주 외에도 타지에서는 접하기 힘든 다양한 술을 맛볼 기회다. 이런 모든 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물론 예약은 필수다.

양촌양조장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매죽헌로 1165번길 14-7



논산시 양촌면은 감특구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의 감은 ‘두리감’이라고 해서 수분이 많은 대신 건조하면 오히려 단맛이 더욱 강조된다고 한다. 거기에 보통 과실주 발효에 쓰이지 않는 홍국까지 사용하고 5년 이상을 숙성시켜 떫은 맛을 잡은 감와인이다. 최근에는 스파클링 감와인도 개발하고 있다.

양촌감 와이너리는 최근에 새로 단장한 건물에 시음장, 셀러 등을 갖추고 있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과실주 특성상 과수원과 양조장이 분리되어 있지만 3층에 올라가면 주변 감 과수원을 포함한 들판이 훤히 보이고, 한 잔 곁들여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다.

정원도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봄날 노을과 활짝 핀 꽃들을 배경으로 술을 한 잔 들고 사진도 찍고 웃으며 즐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가볍고 은은한 향이 살랑거리는 추시 와인도 좋고 제법 도수가 있는 증류주인 아치소주나 감보드카를 곁들여도 좋다.

양촌감 와이너리는 송어양식장과 식당을 같이 운영한다. 양촌으로 여행을 떠났다면 이곳 직영 식당에서 송어회 곁들여 추시 와인 한 잔, 송어 매운탕으론 보드카 한 잔 하면 제격일 것 같다. 창업자 서종석 대표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귀향해 아버지를 도와 양조장을 운영하는 서용원 총괄 부부의 손길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정겨운 곳이다.


양촌감 와이너리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황산벌로 1075-21

글. 백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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