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굿보이’ 부제에 담긴 숨은 복선

정혜진 기자
2025-06-30 13:15:35
‘굿보이’ 부제에 담긴 숨은 복선 (제공: JTBC)

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의 부제가 몰입도를 높이는 전략 코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직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굿벤져스’의 세계관과 맞닿은 스포츠 용어를 반영한 부제를 매회 초반에 공개돼, 시청자들은 해당 방송의 핵심 메시지를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부제엔 허를 찌르는 반전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에 방송 말미에 이르러야 그 뜻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다. 이처럼 스포츠 암호를 해독하는 재미와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의미까지 다 잡은 부제는 ‘굿보이’를 짜릿하게 즐기는 또 다른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 6회, 카운터펀치


“링 위에 오른 순간 상대가 쓰러질 때까지 눈을 떼지 말라”는 복싱 경기의 불문율은 “코너에 몰았다고 생각하는 그 짧은 방심의 순간, 카운터펀치를 맞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6회 초반, 강력특수팀이 마약 원료 압수에 성공하는 최고의 성과를 올렸을 때만 해도, 민주영(오정세)과 악의 카르텔을 향한 카운터펀치를 예상했다. 하지만, 민주영을 코너에 몰았다고 생각한 극의 말미, 윤동주(박보검)가 가족 그 이상으로 생각하는 정미자(서정연)가 총을 맞고 의식을 잃는 반격을 당했다. 윤동주가 민주영에게 예상치 못한 카운터펀치를 맞고 강력하게 흔들린 반전이었다.

◆ 7회, 파테르 파테르


‘파테르’는 상대의 공격을 뒤집히지 않고 버텨내면, 다시 일어나 싸울 수 있는 레슬링의 기술 용어다. 7회에서는 이 부제가 강력특수팀이 해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재정비하며 다시 일어서려는 끈질긴 의지를 담아냈다. 윗선에 잘 보이는 현실 정치로 팀원들을 지켜온 고만식(허성태)은 조판열(김응수) 청장이 좋아하는 ‘파테르쇼’를 자처했다. 윤동주는 헤비급 핵주먹을 온몸으로 맞아 버티겠다는 민주영과의 거래로 특수팀 해체를 막았다. 편하게 엎드렸다고 부끄러운 게 아니라, 견디고 감내하면 다시 싸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현실 ‘파테르’였다.

◆ 8회, 오발탄


8회 방송은 “떨림과 바람 등 모든 걸 계산하지만 총알은 궤적을 벗어난다. 오발탄 같은 그런 날이 있다”는 ‘사격 천재’ 지한나(김소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됐다. 이에 부제 ‘오발탄’은 불안한 전개를 암시했다. 그리고 특수팀이 인성항에 남아있던 마약 원료를 모두 압수해 경찰청으로 금의환향한 환희도 잠시, 중동터널에서 민주영 카르텔의 기습을 받고 사면초가 위기에 봉착했다. 민주영이 촘촘하게 계획한 덫에 걸려든 ‘굿벤져스’의 “빌어먹을 오발탄 같은 날”이었다.

◆ 9회, 알레

‘알레’는 “경기를 시작하라”는 펜싱 용어. 과거 펜싱 선수 시절 김종현(이상이)은 전 연인이었던 지한나를 구하려다 발목 부상을 당했고, 결국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균형을 잃고 검에 눈이 찔리는 사고를 당해 패배했다. 수려한 삼단봉 액션으로 거침없이 적을 무너트리다가도, 뾰족한 것만 보면 몸이 얼어붙는 이유도 이후 생긴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밀수 화물선에서 탈출하려다, 지한나를 대신해 레오(고준)의 총을 맞고 추락했다. 그가 또다시 ‘알레’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충격 엔딩이었다.

◆ 10회, 타임아웃


‘타임아웃’은 경기를 중단하고 작전을 조율하거나 숨을 고르는 시간을 뜻한다. 10회에선 과잉수사로 인한 총격 사건 발생을 이유로 강력특수팀이 결국 해체됐고, 팀원들은 징계와 감봉도 모자라 좌천돼 뿔뿔이 흩어졌다. 하지만 이는 다음 라운드 승리를 위해 잠시 몸을 웅크린 시간일 뿐, 라운드가 끝났다는 걸 의미하지 않았다. 다시 링 위에서 피땀을 흘리며 리매치 준비를 마친 윤동주는 민주영의 카르텔 자금줄인 불법영업 업소를 하나씩 격파했다. 지한나는 지하 창고 자료실에서 아버지의 의문의 죽음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를 추적했다. 김종현은 경찰 포기를 조건으로 한 가족 회사 지분 각서에 싸인할 만년필의 펜촉을 부러뜨렸다.

제작진은 “’굿보이’의 부제는 매회 시청자들에게 숨은 복선을 던지는 장치다.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긴장과 작전, 반격을 상징하는 단어를 통해 극의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주말 방송되는 11회 부제는 ‘카운트다운’이다. ‘굿벤져스’의 통쾌한 반격이 시작될 그날을 카운팅 하며 기대해달라. 또한, 앞으로 남은 6회차의 부제는 무엇을 의미할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