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온 판사’ 이규한이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악인 연기로 소름을 유발했다.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질주 중이다. 10월 26일 방송된 12회에서 두 주인공 강빛나(박신혜 분)와 한다온(김재영 분)이 찾아 헤맨 연쇄살인마J와 사탄의 정체가 모두 밝혀진 것이다. 예측불가 상상초월 전개에 한 번, 긴장감을 끌어올린 배우들의 열연에 또 한 번 감탄했다는 시청자 반응이다.
정태규는 정재걸(김홍파 분)의 혼외자였다. 26년 전 정태규는 자신의 존재를 ‘한 번의 실수’로 부정하는 아버지 정재걸을 홧김에 죽였다. 마침 지옥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도주한 악마 사탄(박호산 분)이 정태규의 살기를 포착, 악마의 속삭임으로 그를 꼬드겼다. 결국 정태규는 영생을 바라는 사탄 대신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고 연쇄살인마J가 된 것이다.
12회에서 정태규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사탄이 깃든 아버지 정재걸과 거래를 하고, 욕망 안에서 정재걸을 죽이기까지 했다. 또 자신을 쫓아온 경찰이자 피해자 유가족 한다온에게, 살인 당시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그를 조롱했다. 정태규의 도를 넘어선 뻔뻔함은 한다온은 물론 TV 앞 시청자들의 분노 스위치까지 눌렀다.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인간의 추악함’ 그 자체였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정태규 역을 맡은 배우 이규한의 소름 돋는 악역 열연 덕분이다. 이규한은 극 초반부터 스마트하고 나이스해 보이지만 중간중간 의뭉스러운 정태규 캐릭터의 특징을 그리며 차곡차곡 시청자의 의심을 쌓아왔다. 정태규의 정체가 밝혀진 후에는 그의 마음속 꿈틀대는 욕망과 악(惡)함을 폭주 기관차처럼 강렬하게 쏟아냈다. 이규한의 살기로 가득 차 번뜩이는 눈빛, 비열한 말투와 표정 등은 화면을 압도하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수직 상승하게 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가 종영까지 단 2회 만을 남겨둔 가운데 정태규는 아직 제대로 심판받지 못했다. 법으로도, 법이 아닌 악마의 정의로도. 과연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악인 정태규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이규한은 또 어떤 강력한 연기로 정태규의 최후를 그릴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될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기대된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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