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신양의 오랜만의 복귀작임은 물론, 이민기와 이레의 출연으로 큰 화제가 된 ‘오컬트’ 장르 영화 ‘사흘’의 언론 배급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가 12일,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개최됐다.
사흘 동안의 장례 동안 죽은 딸을 살리고 싶은 ‘승도’(박신양), ‘그것’을 없애려는 사제 ‘해신’(이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존재에 잠식된 승도의 딸 ‘소미’(이레)의 사투를 담았다.
출연진의 이름만으로도 느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 차력쇼’가 돋보이는 것은 물론, 이런 엄청난 연기력 덕분에 공포감은 물론 극의 몰입력을 극대화한 영화 ‘사흘’. 배우들과 감독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보자.
Q. 오컬트 장르지만, 특징이 있는 영화 같다. 설명한다면
현문섭 감독: 오컬트 영화고, 올해 ‘파묘’로 우리나라에 오컬트 붐이 일어난 것 같다. 우리 영화도 한국적 정서가 있다. 차별점이 있다면 한국의 장례 3일의 정서, 그리고 서양의 오컬트가 공존하고 그 안에 가족의 드라마가 있는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다.
Q. 배우들의 ‘사흘’ 출연 결심 계기
박신양: 시나리오를 봤을 때 두 가지 이야기가 한 영화에 들어있다고 느꼈다. 영화를 보시면 다 아실 수 있을 것 같다. 대본 안에 재밌게도 아빠와 딸의 애틋한 감정+오컬트가 결합됐다. 두 가지 이야기가 잘 섞였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이게 신선하게 다가온 이유는 그간 이런 영화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컬트 장르가 휴먼 드라마를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긴 하다(웃음). 촬영하면서도 재밌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선택했다.
이민기: 나도 처음 도전하는 장르고, 그래서 더 끌렸던 것 같다. 오컬트 장르에 호기심도 많았다. 대본을 받고 좋은 기회로 도전할 수 있겠단 생각에 선택했다.
이레: 오컬트를 원래 좋아해서 자주 찾아보곤 했는데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 이 역할을 맡게 돼 되게 반가웠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역할인지 스스로 묻는데, 재밌고 흥미롭게 도전할 수 있었다.
Q. 박신양은 굉장히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했다. 소감은
Q. 오컬트와 휴먼 드라마가 합쳐진 장르인데, 기존 오컬트에 가졌던 인식과 촬영하며 부각하고 싶었던 점
박신양: 나는 오컬트 장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있진 않았다. 일부러 찾아본다거나 좋아하는 소재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이번에 출연하게 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집중적으로 그런 영화들을 찾아보면서 ‘흥미롭다’고 많이 느꼈다. 감정이라고 얘기하기엔 굉장히 강력한 느낌인데, 그간 느낀 것들과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두려움의 대상이 보이지 않을 때 두려움이 더 극대화되는 것 같다. ‘그것’의 존재를 어떻게 크게 만들어 낼 것인지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 그래서 할 얘기가 되게 많았다. 안 어울릴 것 같은 장르 두 가지의 공존과 보이지 않는 존재의 극대화에 대해 회의를 많이 했다. 10시간짜리 회의를 100회 정도 한 것 같다.
Q. 현문섭 감독은 이 역할에 꼭 박신양이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현문섭 감독: 캐스팅 이유는 당연하게도 어떤 장르든 연기의 베테랑이지 않나. 오컬트 장르에도 잘 어울리실 것 같아 부탁을 드렸다. 부성애나 그런 감정들을 잘 표현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캐스팅하게 되었다. 현장에서는 이성적인 의사 ‘승도’가 딸을 살리기 위한 신념으로 흔들리고 미쳐가는 과정을 정말로 잘 표현하신 것 같다. 상당히 어려운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열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Q. 그렇다면 이민기 배우와 이레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
현문섭 감독: 일단 이민기는 사제복이 되게 잘 어울릴 것 같다. 비주얼도 염두에 뒀다(웃음).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조금 이중적이고 자기도 악마에 들렸었지만, 이제 악마를 퇴치하는 입장이 되고 그런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이레도 ‘소미’ 역할에 수많은 배우를 오디션을 봤다. 이레가 단연 탑이었다.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인데, 다 소화해 줘 고맙다.
Q. 오컬트 영화에 모두 처음 도전인데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박신양: 떨어진 두 이야기가 각자 너무 동떨어지면 안 됐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됐기에 시각화시키기 어려웠다. 장면과 커트를 나눠서 오컬트와 휴먼 드라마의 비율을 수치화시키자는 이야기까지 나눴다.
이민기: 난 구마 사제 역할이기에 차별화라기보다는, 구마 사제 역할에 충실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하는 구마가 부녀 사이에선 죽음이기에 그게 조금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이레: 캐릭터를 구축할 때부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우리 아빠였어도 극 중 ‘승도’처럼 나를 구해주기 위해 모든 걸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소미보다도 나로부터 찾아냈다. 따로 연기를 하기보단 내가 진짜 아빠와 대화할 때 톤이 어떤지 생각했던 거 같다. 소미가 다른 모습을 보였을 때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게 나로부터 확연히 보여야겠단 생각이 들어 연기에 차별점을 두려 했다.
Q. 영화에서 악의 기운을 ‘나방’으로 표현했다. 나방을 선택한 이유
현문섭 감독: 나비가 번데기가 되어 나중에 날개를 가진 존재가 되지 않나. 미스터리한 존재가 새로운 존재로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나방을 선택했다. 촬영할 땐 나방을 훈련시키느라 되게 힘들었다(웃음). 농담이고 영화에는 진짜 나방은 한 마리도 나오지 않는다. CG팀과 계획을 잘 짜서 촬영했다.
Q. 사제 라인업이 되게 탄탄한데, 사제 배우 라인업에 합류한 소감
이민기: 일단 되게 영광이고, 사제 역할 맡게 돼 되게 재밌었고 영광이다.
Q. 촬영 비하인드
이레: 차갑고, 딱딱한 곳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게 많았는데 스태프 분들이 너무 챙겨주셔서 불편함을 느낄 겨를 없이 매끄럽게 잘 진행됐다.
Q. 현문섭 감독은 입봉작인데, 입봉작으로 쉽지 않은 오컬트 장르를 선택한 이유
현문섭: 원래 공포를 좋아한다. 소재를 고르다 보니 오컬트가 어울릴 것 같아 데뷔하게 됐다. 좋아하는 장르로 데뷔하게 돼 굉장히 좋다.
Q. 박신양은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을 찾게 된 소감
박신영: 감정적으로 동의하긴 어렵겠지만, 무서움과 공포의 감정은 굉장히 강력할 것 같아 촬영하며 되게 재밌었다. 계산만 가지고 되지 않는 것 같다. 재밌었고, 오컬트에 큰 흥미를 갖게 됐다.
Q. 이민기는 구마 할 때 대사를 외우기 어렵지 않았는지
이민기: 개인적으로 연기하면서 좀 다행이다 싶었던 건 대사 외우는 걸 잘하는 편이다. 괜찮았는데, 라틴어는 정말 처음 받았을 때 ‘되겠거니’ 했는데 중구난방으로 있는 숫자를 외우는 듯한 기분이었다. 힘들게 적응하고 수시로 봤다. 내 기억엔 아마 중간에 라틴어 자문 선생님이 바뀌어서 대사가 다시 나오고, 더 길어지고 복잡해져 고생했었다.
Q. 현문섭 감독은 특별히 무서운 장면이 있었나
현문섭 감독: 원래 무서움을 잘 안 타지만, 이레 배우가 갑자기 입을 벌리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무서웠다.
Q. 이레는 박소담이나 김고은에 이어 오컬트에 도전한 배우다. 차별화시키려고 하거나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
이레: 부담감은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고 좀 더 흥미를 갖게 됐다. 역할 자체가 너무 다른 상황, 다른 설정의 인물이다 보니 참고를 하거나 차별점을 둬야 한다는 생각은 굳이 갖지 않았다.
Q. ‘유퀴즈’에 나와서 앞으로 당분간 연기를 할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이 영화도 이미 4년 전에 촬영한 영화다. 심경에 변화는 없나
박신양: 연기를 그만둔다고 한 적은 없다. 지금은 그림이 더 좋다. 둘 다 너무 매력적이고, 하나를 한다고 꼭 하나를 포기할 필욘 없지 않나. 앞으로도 연기할 것이다(웃음).
Q. 촬영이 마무리되고 개봉까지 시간이 꽤 있었다. 그 시간 재보강의 과정이 있었나
현문섭: 우리도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고 개봉 시기를 잡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이제라도 개봉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재촬영도 했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후반 작업들을 많이 했다. 편집도 많이 했다. CG, 음악, 음향 같은 것들을 더 공포감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Q. 이민기는 오랜만에 주연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소감
이민기: 시간이 정말 빠르다. 영화로 관객분들 만나 뵙게 돼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영화로 많은 작업 하고 싶다.
올가을을 서늘하게 물들일 오컬트 영화 사흘은 14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