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송이재 “언제 기회 찾아올지 몰라, 지치지 않는 배우 되고 싶다” [인터뷰]

정혜진 기자
2025-01-08 10:18:35


영화 ‘1승’ 속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선보인 배우가 있다. 매력적인 페이스와 개성 있는 분위기로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마성의 배우 송이재다.

영화 ‘1승’은 해체 직전의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송이재는 이번 작품에서 서브 랭킹 1위를 꿈꾸는 만년 2위 ‘안소연’ 역으로 분해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작은 역할이라도 허투루 넘기는 일이 없다. 매 역할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노력파 배우 송이재. 작품을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계속 성장 중인 배우 송이재를 만났다.

Q. 근황

“요즘 운동에 빠져있다. 크로스핏 열심히 하고 있다”

Q. 영화 ‘1승’에 출연했다. 맡은 역할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서브 랭킹 2위 안소연 역할을 맡았다. 영화에서 무릎을 다쳐 수술을 하고 재활을 하는 친구인데 신기하게 나도 무릎 수술을 하고 재활을 하는 중이었다. 수술한 지 두 달 될 때쯤 감독님께서 캐스팅해 주셔서 신기하고 놀랐었다”

Q. 그럼 배구를 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 아니었나

“맞다. 십자인대 수술을 하면 6개월에서 1년 동안 점프랑 달리기 등 과격한 운동이 아예 불가능하다. 수술해 주신 교수님께서도 안 된다고 하셨다. 평생 무릎이 불편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이 영화가 꼭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재활 선생님께 전화해서 가능하게 만들어 주시면 안 되냐고 부탁드렸다. 주 6일 동안 하루 6시간씩 재활 운동을 했다. 그래서 수술한 지 4개월 만에 점프랑 착지까지 다 할 수 있게 됐다”

Q. 촬영을 마치고 영화를 봤을 때 감정은?

“개봉하고 영화관에서 딱 봤는데 내 모습을 못 보겠더라(웃음). 일부러 작품을 위해 체중을 12킬로 찌웠다. 근육이 잘 안 생기는 편이라 많이 먹고 운동하고 단백질 챙겨 먹고 노력해서 겨우 살을 찌웠다. 나중에 영화를 보니 지금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더라. 또 보면서 ‘아 저 때 정말 힘들게 재활했는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Q. 연습 및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사실 훈련을 많이 못 나갔다. 다른 배우분들은 합숙해서 배구 훈련을 받았는데 나는 여건이 안되니까 감독님께서 단체 훈련 말고 개인 레슨을 받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영광스럽게도 전 국가대표 배구 선수인 한유미 님께 레슨을 받게 됐다. 다만 합숙을 못하니 다른 배우분들과 친해질 시간이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Q. 편집된 장면이 많았다던데. 아쉽진 않나

“아쉽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영화 자체는 더 재미있게 나와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건 클럽씬에서 핑크스톰 멤버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박정민 선배님께서 지나가시면서 ‘연기 잘한다’라고 말을 해주셨다. 한 번 더 듣고 싶어서 ‘네?’라고 못 들은 척했다. 그랬더니 한 번 더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시더라. 선배님께선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장면은 공개가 안 됐다”

Q. ‘SNL코리아9’ 크루로 데뷔하지 않았나.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한 파일럿 프로그램에 박소담 선배님 닮은 꼴로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때 MC가 동엽 선배님이었다. 선배님께서 SNL에서 신입 크루를 뽑고 있으니 오디션을 한 번 봐보라고 권해주셨다. 그렇게 오디션을 봤는데 운이 좋게 돼 버린 거다. 아마 동엽 선배님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계속 춤을 추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Q. ‘박소담 닮은 꼴’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에 재미있는 일화는 없나

“닮았단 말을 정말 많이 듣는다. 언제는 한 번 식당에 갔는데 ‘소담님 아니냐’고 하시더라. 아니라고 했더니 ‘왜 자꾸 아니라고 거짓말하냐’며 계속 물어보시는 거다. 그때 ‘아 정말 닮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Q. 무용을 포기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무용을 24년을 했다. 해볼 수 있는 걸 다 해봤고, 하고 싶은 것도 다 해봐서 포기하는 순간에 아쉬움과 미련이 하나도 없었다. 홀가분한 느낌이었다”


Q. 롤모델

“딱히 두고 있진 않다. 롤모델을 만들면 연기 스타일을 자꾸 따라 하게 되더라. 좋아하는 배우는 있다. 김혜수 선배님이다. 배우들의 배우이자 배우들의 로망이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 또는 작품의 장르

“마음 같아선 어떤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 다 열려 있다. 굳이 하나 꼽자면 눈매가 날카롭단 말을 많이 들어서 이걸 잘 살릴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살인자나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 감정이 없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

Q. 내가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나의 강점은?

“스스로 예쁜 쪽은 아니라 생각한다. 사람마다 개성은 다 다르지 않나. 난 매력적이고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 생각해서 그쪽을 더 어필하고 싶다”

Q. 배우 활동을 하면서 조급한 마음이 드는 순간은 없었나

“2-3년 전쯤 그런 마음이 많이 들었었다.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더라. 올해 서른이 되면서 오히려 여유로워졌다. 굳이 조급함을 느낄 필요가 없더라. 때가 되면 올 건 오고 안 올 거면 내 것이 아니었던 거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내가 ‘SNL’로 한 번 호되게 예능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웃음). 너무 재밌긴 한데 몸이 많이 힘들다. 영미 언니나 세윤 오빠 등 선배님의 텐션을 따라갈 수가 없다. 선배님들도 평소엔 텐션이 높지 않은데 카메라 앞에 서면 변한다. 그 텐션은 아무도 못 따라간다”

Q. 활동 계획

“작품도 많이 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늘 계획대로 되진 않지만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지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기회가 찾아오더라도 지쳐있으면 혼신의 힘을 100% 다 발휘 못하지 않나. 언제 어떤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니 늘 지치지 않고 준비된 자세로 임할 생각이다”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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